10월의 마지막 거래일이자 한주의 첫 번째 거래가 끝이 났습니다. 이번 주는 FOMC를 포함하여 주식시장을 또 한 번 핵폭탄급 충격에 빠트릴 수 있는 이벤트들이 대거 대기 중인데요. 한번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우 100년만의 상승
우선 10월의 주식시장은 어땠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0월은 다우가 유독 강력했던 한 달이었습니다. 무려 14%나 상승했는데, 이건 1976년 이후 다우의 월간 기록으로는 최고의 기록입니다. 또한 10월로만 놓고 본다면 무려 1915년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나스닥과 다우 역시도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S&P는 월간 기준으로 8% 상승했고 나스닥은 3.9% 상승했습니다. S&P는 다우와 나스닥 양쪽의 기업이 모두 속해있기 때문에 정확히 중간 정도의 실적을 거둔 것은 이해가 되고요. 나스닥의 경우 애플을 제외하고 실적 발표가 별로 신통치 않으면서 주요 기술주들의 주가가 급락했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선방을 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만 마지막 날인 월요일 주가는 약해서 3대지수 모두 하락으로 마무리되었는데, 이것은 FOMC를 앞두고 경계감에 리스크 오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미리 하락했던 지난 경험을 되살려 봤을 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다우는 대체 왜 이렇게 강하게 상승한 걸까요? 다우에 속한 기업들은 대체로 낮은 성장성을 보이는 산업의 견고한 기업들 그러니까 가치주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은 경기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성장주는 대부분 경기에 따라 실적 자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경기에 따른 투심에 차이로 주가만 크게 변동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가치주는 실제 기업의 실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현재 경기는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점점 더 침체에 가까워지는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3년이면 경기는 확연한 침체기로 들어가 2024년에는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경기민감주에 가까운 가치주들이 상승하는 것일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미 100번쯤 말씀 드렸을 것입니다. 시장은 지금이 아니라 앞날을 보기 때문입니다. 앞날을 보면 어떻게 될까요? 투자자들이 금리가 계속 오르고 최고점을 찍는 다고 난리 치면서 공포에 은행으로 돌아갈 때 그다음 한수를 내다보고 미리 움직입니다.
경기가 최악을 찍기 전에 시장은 이미 바닥을 찍고 상승합니다. 그리고 그 때 가장 먼저 오르는 것들이 이번에 다우에 상승을 주도한 가치주들입니다. 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의 종료와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미리 계산해서 실제 경기의 움직임보다 앞서서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연말랠리 가능할까?
그리고 이번 10월의 상승은 전형적인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줍니다. 시장에는 5월에 떠나서 10월에 돌아오라는 격언이 있죠. 보통 증시가 5월부터 침체기로 들어갔다가 10월부터 회복하는 경향을 많이 보여서 그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10월이 되자마자 증시는 회복성을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통계대로 이번 연말에도 증시가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해 주기에 충분합니다. 거기다 내년 초에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연말은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분히 상승할 요소가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11월 FOMC 어떻게 될까?
다만 그렇게 되려면 이번주 수요일에 발표될 11월 FOMC의 결과가 중요합니다. 이번에 미국은 아마도 금리를 0.75% 올릴 것입니다. 이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기조가 중요합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발언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할 것입니다.
일반적인 예상은 내년초에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에 대한 힌트를 던져주는 것입니다. 만약 그게 전혀 없다면, 또는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 식의 발언을 한다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로 미리 올랐던 시장은 크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이건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파월이 무슨 말을 할지 예측할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11월 8일 중간선거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월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멘트로 얼버무릴 가능성은 상당히 있습니다. 파월은 그동안 정치에는 상당히 중립적인 면을 보여왔던 의장이기에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일단 다음 경제지표들을 보면서 대기하겠다는 투의 말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역시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알 수 없습니다.
골드만삭스에서는 다른 전문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이 5%에서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1월에 75bp 12월에 50bp 그리고 내년 1월과 3월에 각각 25bp씩 올라 이번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시장에서 생각하는 가장 일반적인 시나리오 입니다.
물론 경제학자들에 따라서는 현재 미국에 풀린돈이 너무 많기 때문에 금리를 조금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내년 1월까지는 빅 스텝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래 봤자입니다. 어차피 종료 시기는 내년 1분기가 되고 더 올라가는 금리는 0.25% p 정도입니다. 물론 이 차이로 단기적인 시장의 분위기는 급속히 안 좋아지겠지만, 장기투자자라면 아무 상관없는 노이즈입니다.
경기 사이클을 벗어난 타임라인으로 투자하는데 금리 사이클의 종료가 5% 이건 5.25% 이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작은 차이로 시장이 크게 조울증에 빠진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함께 동조하여 움직이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스스로의 소신을 끝까지 관철하시기 바랍니다.
중요 경제지표 대거 대기중
이번 주에는 FOMC 이외에도 시장이 중요하게 보는 경제지표들이 많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우선 화요일에는 S&P와 ISM에서 제조업 구매관리지수가 발표됩니다. S&P 구매관리지수의 경우 지난달의 52를 기록했는데, 이번 달에 경기 수축을 나타내는 50 이하로 떨어질지가 관심이 가는 부분이고요. 또한 수요일에는 FOMC 결과 발표 이외에도 ADP에서 발표하는 고용 보고서가 발표되는데 지난달보다 고용이 줄고 실업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실제 수치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되고 금요일에는 드디어 고용지표가 발표됩니다. 지난달에는 비농업부문 고용이 26만 3천 건, 그리고 실업률이 3.5%였는데 과연 고용지표가 약해진 게 확인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 GDP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플로리다가 10월에 허리케인에 많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이번 고용지표는 지난달보다 안 좋아질 것이란 추측이 많은데 그걸 감안하고도 확실하게 고용시장의 과열이 해소된 게 확인이 될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고용이 강하면 임금이 강하고 임금이 강하면 물가가 강합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을 거란 얘기고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고용지표가 그 어떤 경제지표 보다도 시장에 중요한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 이러나저러나 복잡했던 10월도 가고 이제 11월입니다. 첫 주부터 무난함과는 전혀 상관없이 핵폭탄급 영향력을 가진 이벤트들이 대거 준비 중인데요. 심지어 다음 주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음주 목요일에는 무려 CPI 소비자 물가가 발표되죠? 아시다시피 현재 모든 경제지표를 통틀어 시장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소비자 물가입니다. 지난달의 8.2%와 비교하여 얼마나 떨어졌을지, 그리고 근원 CPI도 떨어졌을지가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거리가 될 것입니다.
정말 팝콘 각 이 매일 펼쳐질 것 같은 11월이 되겠네요. 매번 이벤트들이 발표될 때마다 시장은 또 오락가락하겠지만, 분위기에 함께 휩쓸리지 마시고, 팝콘 드시면서 천천히 관망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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