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실적을 발표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부진의 후폭풍으로 하락세로 시작한 시장은 장중반 나스닥이 잠시 양전 할 정도의 상승세를 보이다 결국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빅 테크 어닝 미스로 나스닥 하락
우선 오늘은 나스닥이 유독 강력하게 하락한 하루였습니다. 다우는 가격이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만 봐도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죠. 오늘 나스닥이 이렇게 안 좋았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나스닥 시가총액에서 거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어제 안 좋은 실적을 발표하고 오늘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두기업의 실적 악화는 자신들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죠.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빅 테크들의 전망도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아직 실적 발표전에 있는 빅 테크들의 주가마저 끌고 내려갔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중 실적 발표를 이미 마친 테슬라와 실적 발표를 코앞에 두고 있는 애플 아마존의 차이가 극명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파로 S&P 역시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S&P 전체 시가총액의 거의 4분의 1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술주가 대부분인 나스닥보다는 선방했다는 것이 위안점이 될 거 같습니다.
메타 시총 4분의 1 증발
그리고 장마감후에 실적을 발표한 메타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주당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어닝쇼크를 발표했습니다. 사용자수는 예상치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광고수익이 줄어들면서 사용자당 평균 매출이 줄어들었던 것이 타격이 컸습니다. 이것은 이미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스냅과 전날 실적을 발표한 구글을 통해 예측이 되었던 일이죠. 심지어 4분기 전망마저 좋지 않습니다. 메타는 4분기에 300~32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 봤는데, 이것은 시장의 예측치인 322억 달러보다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그렇게 되면 메타는 지난 분기, 이번 분기에 이어 다음 분기까지 무려 3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전체 사용자수도 성장세가 거의 멈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늘어나지 않으면 앞으로의 수익 상승도 쉽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죠? 메타는 왜 이렇게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는 걸까요? 이유는 사실 너무 간단합니다. 회사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의 교체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는 현재 사명까지 바꾸고 회사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을 소셜 네트워크에서 메타버스 사업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연구개발비용을 메타버스에 투입하고 있지만, 아직 메타버스로 인한 수익은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대량의 적자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메타의 3분기 매출은 4% 감소했지만 오히려 지출은 19%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6%가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익성 감소의 가장 큰 이유가 메타버스 사업을 책임지는 리얼리티 랩스의 적자 때문입니다. 리얼리티 랩스의 이번 분기 적자폭은 36억 7000만 달러로 지난 분기보다 적자가 40% 증가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도 메타버스 비즈니스의 상업화가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자가 더 커질 것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메타의 주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지요. 회사의 당장의 주력사업은 소셜 네트워크인데 거기에는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다음 사업모델은 당장 수입은 별로 없는데 거기에 자원을 투입하다 보니, 투입과 산출의 언밸런싱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단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회사의 경영이 조금 미숙하다는 지적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메타가 개인회사라면 이렇게 운영해도 상관없겠지만, 수많은 투자자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너무 급격한 변화를 추구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아무튼 이런 실적 악화 전망으로 인해 메타의 주가는 애프터 마켓에서 급락하고 있습니다. 무려 20% 가까이 하락했고요. 오늘 본장에서의 하락까지 감안하면 단 하루만의 시가총액의 4분의 1이 사라졌습니다. 애프터 마켓에서의 가격 기준으로 메타의 주가는 고점 대비 77%는 하락했습니다. 다만 어제와 달리 메타의 이런 하락이 다른 기업들에게까지 추가적인 악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는데요. 아마 전날 구글 마소 쇼크로 인해 이미 빅 테크 기업들의 주가에 선반영이 이루어졌다고 판단을 한 거 같습니다.
테슬라는 나홀로 상승?
아무튼 이렇게 실적 발표를 전후하여 한바탕 격전을 펼치고 있는 빅 테크들과는 달리 홀로 평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식이 있어 눈에 띕니다. 바로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어제처럼 나스닥이 큰 폭풍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혼자 상승하는 괴력을 보였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가장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실적 발표가 끝났다는 것이 되겠죠. 이제 막 실적 발표를 했거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른 빅 테크들과는 달리 테슬라는 실적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이미 매를 맞은 학생인 거죠? 두 번째로는 회복되고 있는 4분기 실적 예상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어제 중국에서의 가격 인하를 발표하며, 당초 예상되고 있던 4분기 인도량의 대폭 감소가 상당 부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돌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분기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된다면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는 도움이 되겠죠. 이로 인해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는 트위터 인수 관련 악재가 거의 해소되어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이번 주까지 트위터 관련 인수를 마무리한다고 확정을 지었습니다. 또한 트위터의 프로필을 Cheif Twit으로 바꾸고 트위터 본사를 찾아간 동영상까지 공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자금 확보가 완료된 것으로 해석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월요일에 주식을 추가로 매도했는지 안 했는지는 오늘까지 SEC의 문서 공개로 알 수 있게 되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추가적인 매도는 이제 없을 거란 점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머스크는 부족한 자금은 은행의 대출과 기타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입니다. 일단 아직 완벽하게 확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시점에서 머스크가 추가로 주식을 팔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렇다면 사실상 트위터 관련 악재는 이제 거의 해소가 된 것으로 봐야겠죠. 따라서 테슬라의 바겐세일은 이제 마감시간이 거의 얼마 남지 않은 게 됩니다. 또한 현재 가격이 200달러라는 강력한 지지선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에 더욱 하방경직성이 강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어제 테슬라의 주가가 홀로 견고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자 아무튼 시장은 이렇게 혼돈의 칼바람이 불고 있는 와중에 내일은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이 발표합니다. 일단 현재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극도로 낮습니다. 이미 앞주자들이 잔뜩 실망을 끼친 탓이겠죠. 그에 따른 주가의 선반영도 이루어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의외로 적당히 좋은 수준의 실적만 발표하더라도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 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현재 거시경제 상황은 불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계속되는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로 오랜만에 110이하로 떨어져 있고, 10년 물 채권 수익률도 4% 수준까지 내려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기조 속에서 애플 아마존이 의외로 실적이 선방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주말을 맞는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물론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입니다. 부디 실망스럽지 않은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면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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