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주가가 계속 하락할 때는 내가 가진 자산의 가격이 적정 가격이 맞는 것인지 항상 의문이 들고는 하죠. 오늘은 자산의 적절한 가치를 계산하고 지금 가격과 비교하여 벨류에이션의 문제가 없는 것인지를 측정해 보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미국 주식 시황
오늘도 미국 주식은 너나 할 것 없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습니다. 특이한 것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하락이 강했던 나스닥이 오늘은 가장 강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시장 상황이 특별히 기술주에게만 불리한 상황은 아니고 전체 시장 상황에 영향이 있는 흐름이다 보니, 그동안 낙폭이 심했던 기술주들에 상대적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이해하면 될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8월은 랠리가 달의 절반 가까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후반의 강한 낙폭으로 약세 달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다우는 -4.1%, S&P는 -4.2%, 나스닥은 -4.6% 하락하면서 8월을 마쳤고, 이로써 주식시장의 여름 랠리는 1차적으로는 완전히 종료가 되었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시장의 매도세가 어느 한 섹터에 몰리지 않고 고르게 전반적으로 퍼졌다는 것은 대부분의 기업들의 주가하락이 특정 기업의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금리와 경기라고 하는 매크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장기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매수 타이밍이 기업의 개별적 이슈가 아닌 시장에 의해 다 같이 하락하는 타이밍이죠. 이런 타이밍에는 어제 돈이 생겨도 사고 오늘 돈이 생겨도 사고 내일 돈이 생겨도 사야 합니다.
자산의 벨류에이션 평가법
주식의 잠재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벨류에이션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 원리는 궁극적으로 하나입니다. 내가 투자하고자 하는 타임라인 동안의 기업의 내재가치가 얼마나 성장할지를 측정하여, 그걸 현재의 가치로 환산합니다. 그리고 다시 지금의 주가와 비교합니다. 그렇게 하면 어떤 기업이든 나의 투자 타임라인 안에서 투자해도 좋은가, 그리고 그 투자는 매력적인가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를 예로 들어보죠. 테슬라의 향후 3~4년 정도의 기업가치는 거의 대부분 전기차의 판매에 달려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자율주행, 차량공유, 옵티머스 등의 미래사업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아직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의 측정 근거도 없기에 이것들을 현재 시점에서 기업가치 측정에 넣는 것은 조금 애매합니다. 그렇다면 전기차 사업만으로 미래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기간인 2026년 정도의 현금흐름을 보면 근미래의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예측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테슬라 판매량 예측에 있어서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것은 트로이 테슬 라이크입니다. 그런 트로이 테슬 라이크는 2026년 테슬라의 차량 판매량을 500만대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트로이의 경우 당장 눈앞의 분기의 판매실적은 꽤 높은 정확도로 맞추지만 몇 년 후의 판매실적에 대해선 일단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아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적중률이 높냐?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까지 여러 가지 데이터를 이용해 예측치를 끊임없이 수정하기 때문입니다. 야구로 치면 타자가 친 공이 운동장에 떨어지기 직전까지 비거리 예측치를 계속 변경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확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치는 순간에 말하는 비거리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고 적중률도 별로 높지 않습니다.
또 한명의 테슬라 인플루언서인 게리 블랙의 경우는 2026년의 612만 대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또 예측치가 지나치게 높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려 연간 판매율 성장이 45%나 되는 건데, 이게 무려 2026년까지 이어지리라는 것은 조금 과도한 기대가 아닌가 하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테슬라가 발표한 공식적인 가이던스는 가까운 수년간 매년 50%의 인도량 성장입니다. 문제는 이 가이던스가 조금 애매모호하다는 거죠. 가까운 수년간을 언제까지로 봐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이 문구는 거의 2년이 된 문구이다 보니, 이제 가까운 수년간은 조만간 끝이 날지도 모릅니다. 다만 아직도 테슬라가 공식 가이던스로 이 문구를 유지하고 있다면 적어도 2024년 정도 까지는 이 목표의 달성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며, 그렇다면 2026년 까지 판매율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연평균 40% 정도의 성장은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의 글로벌 점유율은 아직도 10% 초반대 입니다. 이 얘기는 현재 테슬라가 가져간 파이보다 앞으로 가져갈 파이가 10배 가까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글로벌 테슬라의 승용차내 점유율은 2% 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달성 가능한 시장의 규모를 생각해 봤을 때 2026년까지 연평균 40% 정도의 성장은 충분히 현실적인 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에 테슬라가 약 540만 대 정도를 판매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앞서 살펴본 트로이 테슬 라이크와 게리 블랙 예측치에 중간 정도는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후로는 간단합니다. 540만 대의 판매량에 평균 차량 가격을 곱하면 매출이 나오죠? 현재 테슬라의 평균 판매 가격은 55,000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다만 이 가격은 물가상승에 따라 빠르게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수년간은 오를 것입니다. 게리 블랙은 2026년에 61,600달러를 예상하고 있는데, 저는 그냥 기존 테슬라의 실적에 기반하여 차량 판매량 대비 매출로 계산하였고 그렇게 하면 판매 가격은 대략 61,000달러 매출은 약 3,300억 달러가 나옵니다. 이게 2026년의 테슬라의 매출입니다. 여기서 순이익을 구하고 주식수로 나누면 그게 주당순이익이죠? 우선 테슬라의 2022년 예상되는 영업이익률은 대략 17% 정도인데, 테슬라가 비용절감과 규모의 경제라는 인풋과 아웃풋의 효율이 모두 좋아지면서 이익률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중입니다. 다만 계속되는 비용 상승의 압박과 향후 출시될 저가형 차량 등을 감안했을 때 여기서 더 극적으로 상승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고 현재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가정을 해보았습니다.
그외 모든 수치들은 현재 실적의 평균에 대입하여 판매량 변화가 있었던 만큼만 변경되도록 계산해 보면 2026년의 EPS는 대략 17.2달러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2026년 이후 2030년 정도까지의 테슬라의 성장률을 감안하면 2026년 단계에서의 PER이 나오겠죠. 저는 2026년 이후로도 테슬라의 연평균 성장률이 대략 25%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업종은 다르지만 25년 차 기업인 아마존의 연평균 성장률 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이므로 충분히 보수적입니다. 그렇다면 현대 성장기업의 적절한 PEG는 대략 2~2.5 정도인 것을 감안하여 테슬라의 2026년 PER은 50~62.5 정도이고, 결과적으로 2026년 예상되는 주가는 대략 860달러에서 1075달러가 됩니다. 이걸 지금 가치로 끌어 온 후 현재 주가랑 비교해 보면 되겠죠? 중간 가격인 968달러를 3년 정도 끌어옵니다. 4년이 아니라 3년을 끌어오는 것은 주가는 대부분 1년 후 정도의 Forward 벨류에이션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할인율은 무위험 이자율 + 기대수익률 즉 (시장요구수익률 X 베타)인데 이중 시장 요구수익률과 베타가 복잡합니다만, 이렇게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대 수익률이라고 하는 것은 각자의 투자철학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관에서 대중을 상대로 목표주가를 발표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만큼의 투자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이런 계산을 하는 것이므로 철저하게 내가 원하는 수익률을 대입하면 됩니다. 만약 내가 원하는 수익률을 대입하여 원하는 만큼의 성장 가능성이 나오지 않는다면 남들은 다 좋다 하는 주식도 나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것입니다. 저는 테슬라의 기대수익률을 25% 정도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향후 3년 정도의 무위험 이자율 즉 명목금리는 3% 정도로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할인율은 28%입니다. 이걸 968달러에서 3년간 역 복리로 계산하면 약 460달러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현재 테슬라의 가격은 460달러의 미래가치의 현재 값 대비 현저하게 낮은 것입니다.
미래가치보다 현재가치가 싼 이유
그럼 왜 미래 가치 보다 현재가치가 이렇게 많이 낮은 걸까요? 테슬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산은 미래가치보다 현재가치가 훨씬 낮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죠.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위의 계산은 모든 게 순조롭게 이루어졌을 때를 기반으로 계산된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죠. 따라서 평균적인 투자자들은 그 불확실성만큼 역프리미엄을 대입합니다. 그래서 기댓값보다 현재 값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더 분명하게 간파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해당 자산에 대한 정보와 비전이 분명한 사람은 시장이 평균적으로 보고 있는 불확실성 보다 더 정확하게 해당 자산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테슬라의 미래가치를 현재로 환산한 가격이 460달러라고 보지만 시장은 평균적으로 그렇게 보지 않기 때문에 이 괴리에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기다 지금처럼 시장이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사람들은 비관적이 되기 때문에 모든 자산의 현재 가격이 내려갑니다. 불확실성이 증가했기 때문에 역프리미엄이 증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에겐 오히려 이런 때가 기회입니다. 시장의 심리는 보통 수개월에서 길어야 1년 정도 후를 생각하고 움직이지만 장기투자자의 타임라인은 그것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시장 심리로 가격이 하락하면 땡큐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바라보고 있는 자산의 미래가치 대비 현재가치가 더 싸다면 돈 생기면 얼마든지 계속 사야 합니다. 그리고 그 괴리가 지금처럼 심해질수록 더 공격적으로 사야 하죠. 미래가치와 시장 가격의 괴리가 커진 만큼 안전마진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성장주 투자자는 미래가치와 시장 가격의 괴리 그러니까 역프리미엄이 곧 투자의 안전마진이 되는 것입니다. 길어 보이지만 직접 해 보신다면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통해 누구나 내가 투자하고자 하는 자산의 미래가치를 계산해보고 현재 가격과 비교하여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입되는 여러 정보들은 해당 자산에 대한 공부가 깊어질수록 더 정확해집니다. 따라서 더 많이 아는 투자자가 미래가치와 시장 가격의 괴리를 더 정확하게 파악해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투자 공부란 차트를 보고 언제 살지 언제 팔지를 정하기 위한 공부보다, 전체 경기를 읽어 어느 타이밍에 시장에 들어갔다가 어느 타이밍에 나올지를 정하는 공부보다도 이렇게 좋은 자산을 알아내고 그 자산의 미래가치를 꿰뚫어 보고 그자산이 여전히 가치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걸 남에게 부탁하거나, 남이 계산한 것에 의존하지 마십시요. 절대로 그래선 안됩니다. 그렇게 투자를 하면 그 자산의 가격이 하락할 때 자신만의 판단에 의해 투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적인 투자를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매일 주가 창 보며 일희일비하게 되고, 매일 커뮤니티에서 오늘 왜 이렇게 빠지나요?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요? 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투자의 본질을 끊임없이 공부하여 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투자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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