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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금요일 초유의 나스닥 -4% 사태에 이어 이번 주도 하락 추세가 이어질까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가운데 첫 거래가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미국 주식 시황


 역시나 예상대로 첫날부터 하락세는 이어졌습니다. 다우와 S&P가 0.6% 전후로 하락했고 나스닥은 1% 조금 넘게 내려 장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잭슨홀에서 있었던 파월의 연설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건데요. 나스닥은 그 이후 겨우 이틀 만에 무려 5%나 하락했습니다. 물론 파월의 발언이 조금 매파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예상했던 범위 내의 발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대체 왜 이렇게까지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는 걸까요?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연준이 경제가 악화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기 때문입니다. 파월은 이번 연설에서 '가계와 기업에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때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얘기는 경기가 둔화되고 그것이 설령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지금의 강력한 긴축정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존에는 연준이 물가가 어느 정도 내려온 것이 확인되면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금리를 다시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었는데, 이 가능성이 많이 희석된 것으로 보는 것이죠. 선물시장에서의 금리예측을 보면 9월 0.75%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7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잭슨홀 미팅 전에 60%가 조금 넘었으니 실제로 단기적인 금리예측이 엄청나게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장기적인 금리예측을 보면 달라집니다. 우선 내년 초 금리예측을 보면 최고 금리를 4% 까지 보고 있는데, 이건 기존의 이번 금리 사이클 최대 금리를 3.75%까지만 보던 견해와 비교하여 더 매파적입니다. 또한 기존에는 내년 6~7월경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던 것과 비교하여 지금은 내년 7월까지도 금리가 내릴 것이라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별로 없습니다. 이처럼 내년 중후반까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이 매파적이 되었고 따라서 현재의 시장 하락은 바로 이 부분을 미리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최대 4%까지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

긴축 속도 늦춰지는 건 언제일까?


 그럼 언제쯤 되어야 연준은 금리인상 속도를 확실하게 늦추게 될까요? 첫 번째로는 당연히 실질적인 인플레이션 하락의 증거가 나와야 할 것입니다. 현재 8%대인 CPI가 연준의 장기적 목표인 2%를 향해 빠르게 내려와야 하고, 특히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하락이 보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을 가격이 널뛰기하고 있는 유가가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내린 것처럼 보이더라도 유가에 의해 그렇게 된 것처럼 보일뿐 실제로는 인플레이션이 내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현재로서는 근원 CPI가 가장 믿음직스러운 지표가 되기 때문이죠. 또한 연준이 현재 긴축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배경에는 강력한 고용시장이 있습니다. 고용시장이 활황이다 보니 금리를 더 올려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파월은 이번 연설에서 일정부분 고통이 생긴다 하더라도 긴축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이건 연준이 실업률이 올라가더라도 상관하지 않고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히려 후행성 지표인 실업률이 올라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자신들의 긴축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는 뜻이 되니까요. 현재 실업률은 역사적 저점에 머무르고 있고, 따라서 연준은 금리를 올리는데 조금도 불편한 곳이 없습니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고용시장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야 비로소 긴축 정도를 축소할 것을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시장은 연준이 긴축정책을 기존 예상보다 더 강력하게 그리고 더 오래 지속할 것으로 예측치를 변경하면서 현재 시장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예측이 다시 완화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 첫째는 인플레이션의 확연한 하락이고 둘째는 고용시장의 위축입니다. 그리고 그전까지는 시장은 계속해서 연준을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최근의 저점 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그 정도로 하락하지 않는다 해도 이번에 보여준 서머 랠리처럼 강력한 상승세를 다시 보여주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더이상 연준이 연착륙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번 파월의 연설에서 그냥 경착륙 하겠다는 의도를 파악해 냈다고 생각됩니다. 경착륙 할 것이니 안전벨트 꼭 잡고 있으란 건데, 얼마나 강하게 지면과 충돌하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일 뿐이죠.

 

자신의 투자 타임라인은 어떻게 되나요?


 결국 예측은 어렵습니다. 앞에서도 살펴봤듯 현재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것도 기껏 앞으로 1~2년 정도의 예측치가 변경된 것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의 미래는 알기도 어렵거니와 설사 예측을 한다 해도 이벤트 하나에 수시로 뒤바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을 모두 포함한 투자자들의 투자 타임라인이라는 것도 이렇게 단기적인 기간에 맞추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투자자들의 평균적인 투자 타임라인은 어느정도일까요? 1주? 1달? 1분기? 반년? 물론 아주 단기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자와 아주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혼재해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계산해 보면 대략 1년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투자자라면 투자의 타임라인이 이 평균에서 훨씬 떨어져 있을 겁니다. 3년, 5년 또는 그 이상 훨씬 장기적인 시간축 안에서 시장을 보고 있을 겁니다. (맞죠?) 그렇다면 이렇게 1년 정도를 타깃으로 하여 움직이는 대다수의 투자자들과 그로 인해 마구 지각 변동하는 시장의 움직임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시장은 몇초 단위로 거래하는 스켈퍼부터, 하루 단위를 기본으로 하는 데이 트레이더, 몇 주에서 몇 달까지를 타깃으로 하는 스윙 트레이더, 추세를 타고 중기적으로 거래하는 모멘텀 트레이더, 경기를 예측하여 수년간의 흐름에 맞춰 거래하는 매크로 트레이더, 자산의 미래 내재가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 펀더멘털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영원히 투자하는 초장기 투자자까지 각각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수많은 투자자들이 같은 운동장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게임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선수들이 저마다 뛰는 거리가 다른 레이스란 얘기입니다. 똑같은 트랙안에서 누구는 100미터 경주를 하고 누구는 3000미터 경주를 하며 누구는 마라톤을 뜁니다. 그렇다면 각자의 페이스는 모두 달라야 하며, 원칙적으로 옆사람을 의식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나와 다른 거리를 뛰는 선수이니까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꾸 다른 사람들에 영향을 받아 나의 페이스를 망칩니다. 만약 마라톤을 뛰는 사람이 100미터를 뛰는 사람의 페이스에 영향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시합을 망치겠죠. 그런데 시장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5년 정도의 타임라인으로 시장을 봐야 할 장기투자자가 1년 정도의 시간축 안에서 변동하는 대중의 평균적인 움직임에 휩쓸려 버립니다. 앞에 예시로 비유하자면 운동장에 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1000미터 경기를 하고 있으니까, 나는 마라톤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움직임에 휩쓸려 1000미터 경기의 페이스대로 뛰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마 못가 숨이 차고 결국 시합에서 낙오하겠죠. 장기투자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감정이 매몰되는 분들은 이것과 똑같은 상황에 빠져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애당초 나는 장기투자를 하고 있는 게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우선은 본인이 무슨 시합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부터 분명하게 파악을 하셔야 합니다. 수차례 말씀드렸듯 죽으나 사나 그냥 안팔고 껴안고 있는게 장기투자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분명한 기준이 없다면 그건 그냥 존버입니다. 만약 최근의 시장 움직임에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린 분이시라면 이 기준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오늘은 다른 거 다 제쳐두고 내가 어떤 시합을 뛰고 있는 사람인지부터 분명하게 다시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오늘의 유일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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