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분기 실적 발표를 한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의 분위기가 무겁다. 주식시장이 계속되는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대적 침체를 겪는 이유는 두말 할 것 없이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도 소식 때문이다. 전날까지 2만 4000달러를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테슬라가 실적 발표 당시 보유중인 비트코인의 75%(약 9억 3600만 달러) 를 매도했다는 게 밝혀지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테슬라 실적 발표 이후 단 1시간여 만에 가격이 3~4% 정도 급락했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간 오늘 까지도 아직 가격을 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일이 있자 일부 암호화폐와 비트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 때문에 피해를 봤다면서 일론 머스크를 비난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제목을 자극적으로 쓰기 좋아하는 일부 언론에서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버리더니 떡상했다' 라는 헤드라인을 사용하며, 테슬라의 가격상승과 비트코인의 가격하락이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도로 인한 결과인 것 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물론 일시적인 영향은 있을수도 있다. 테슬라로서는 비트코인으로 인한 회계상의 이익과 손실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비트코인으로서 테슬라라는 거대 기업이 마치 비트코인을 '손절'한 것처럼 인식되면서 가격에 부정적인 작용이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냉정하게 생각 해 보자. 테슬라의 미래가치에서 비트코인이 차지 하는 비중이 있었을까? 반대로 비트코인의 미래가치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었을까? 나는 양쪽 모두에게 있어 서로의 존재는 '본질적이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테슬라의 기업비전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이다. 반면 비트코인의 비전은 '탈중앙성, 비통제성, 완전주권'이다. 서로의 비전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으나, 이제 막 본격적인 도입기를 지난 둘의 앞날을 생각해 보았을 때 당장의 상관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결국 연관성이 이어질 수도 있는 먼 미래의 시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서로 불필요하게 엮이지 않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테슬라는 테슬라대로 비트코인은 비트코인대로 각자의 길을 걸으면 된다. 차라리 지금 끊고 가는 게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더 유익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번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도 소식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기분이 언짢은 투자자들도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비트코인에 투자한 이유가 테슬라 때문이 아니라면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더 좋은 것이 아닌가? 어차피 테슬라로 인한 비트코인의 가격하락은 일시적일테고, 조금 더 싼 가격에 비트코인을 더 살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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