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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인플레이션의 가장 강력한 지표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오늘 시장은 매우 강력한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미국 증시 시황


 CPI발표를 단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3대 지수가 평균 1% 정도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최근의 흐름상 이런 중대 이벤트가 있기 전날은 경계감에 약세를 보여줬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만큼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확 낮아졌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발표가 있기도 전에 미리 오르는 것이죠. 현재 시장이 기대하는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8% 상승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강한 반등세를 생각했을 때 명백하게도 이 정도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훨씬 낮게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겠죠. 특히나 중요한 것은 근원 CPI입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유가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시장은 분명 유가에 영향을 받지 않은 근원 CPI도 낮아졌을지를 주의 깊게 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의 예측치는 전년대비 6.1% 상승으로 지난달의 5.9%보다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진짜 기대치는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가격상승을 생각했을 때 근원 CPI 역시 표면적 기대치보다 분명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내일 발표되는 결과가 막상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아닐 경우 겉으로는 분명 좋아보이는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발표 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너무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유는 2가지가 있는데, 우선 하나는 시장의 관심사가 곧 다음 스텝으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관심은 이미 FOMC로

 

 바로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FOMC입니다. 시장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신호입니다. 인플레이션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란 말이죠. 우리가 인플레이션 지표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바로 연준의 정책 때문이지 그 지표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FOMC의 결과가 바로 일주일 뒤에 나오기 때문에 시장은 CPI로 인한 영향은 하루 이틀 정도만에 모두 소화하고 바로 다음 관심사에 포커싱을 맞출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 포커싱은 두말할 것도 없이 파월의 입이겠죠. 현재 시장은 9월 FOMC에서는 0.75%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도 금리를 그렇게 급하게 올릴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파월이 무슨 말을 할 것인가는 CPI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월이 더 이상 매파적으로 행동하지 않게 만들려면 CPI가 7%대 정도로 강하게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근원 CPI는 5%대로 내려와야 합니다.  만약 내일 발표에서 CPI가 이 정도 수준으로 의미있게 내려온 것이 확인된다면 시장 반응과는 상관없이 연준은 충분히 인플레이션의 예기가 꺾인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려가는 장기 인플레 기대치


 내일 시장이 별로 안좋은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실망하지 말아야 할 두 번째 이유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입니다. 시장은 당장 이번 달에 나오는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관심이 크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동향입니다. 이번 달만 호전된 것처럼 보이고 몇 달 후 또는 1년 후에도 계속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테니 말이죠. 그래서 사실상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부분이 실제로는 당장 이번 달 인플레이션 수치가 어떻게 나오냐 보다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뉴욕 연방은행에서 공개한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 조사를 보면 1년후 기대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저점이었던 6월 당시 조사치 6.8%보다 1% 이상 하락한 5.7%로 나왔고, 3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도 큰 폭으로 하락. 그리고 5년 후의 장기적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무려 연준의 목표 인플레이션인 2%까지 하락했습니다. 모두 지난 6월 시장이 저점을 찍었을 당시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대치는 소비자 기대치보다 훨씬 신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채권시장이 생각하고 있는 5년간의 평균 인플레이션은 2.5% 정도입니다. 지난 3월 3.6%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여 엄청나게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도 규모가 더 큽니다. 그 시장에서 실제 돈을 베팅해야 하니 설문조사와는 다르게 거짓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시장의 집단지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려면 설문조사가 아닌 진짜 어디에 돈을 걸었는지를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런 가장 확실한 지표중 하나가 채권시장을 보는 것이죠. 이처럼 현재 투자자들이 바라보고 있는 장기적 기대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연준이 곧 이번 금리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거짓말 칠 수 없는 실제 베팅 데이터인 선물시장에서는 그 시점을 내년 1분기 4% 전후의 금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되고 일정기간 해당 금리를 유지하다가 내년말이나 내후년 초부터는 다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시장의 반등은 항상 예상보다 빠를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앞서 움직여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에 금리 사이클 정점을 찍기 전부터 미리 반등할 것이고, 금리를 내리기 전부터 솟구칠 것입니다. 

 

연말 금리 예상 그래프

 

변수는 존재


 다만 단기적으로 큰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 문제인데요. 올 겨울이 중요한 관건이 될 거 같습니다. 현재 유럽에서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조치를 피고 있고,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겠죠. 유가는 인플레이션에 가장 막대한 영향을 줍니다. 만약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낮아진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습니다. 현재 모든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끊임없이 낮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다시 높아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시장이 보일 공포 반응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단기적인 시선입니다. 미래를 기대하며 투자하는 진짜 장기투자자에게 한 계절동안 요동치는 가격 따위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겨울에 실제로 그런 상황이 발생하고 시장이 다시 꽁꽁 얼어붙는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겨울은 가고 봄은 다시 옵니다. 그리고 봄이 다가오면 유가는 다시 내려갈 것입니다. 유가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도 계속해서 내려 가겠죠. 그리고 그때가 되면 시장도 잠시 멈추어 두었을 뿐인 봄의 도래를 재개할 것입니다. 
 자, 지금까지 제가 한 얘기도 결국 다 예측일 뿐입니다. 언제나 예측이 아닌 올바른 투자의 본질을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투자는 현재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미래란 내일 물가가 어떻게 나오냐 다음 주 금리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관한 것은 아닐 겁니다. 항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의 미래 내재가치 성장가능성을 바라보면서 투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수라장 같은 하루하루의 가격 변동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내일 또 찾아뵙도록 하고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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