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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거래가 첫날부터 상콤하게 시작했습니다. 3대 지수가 모두 강하게 상승했고, 다우와 S&P는 장중 3%를 돌파할 정도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 막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2% 중반대로 상승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10월은 역사적 반격장


 10월은 역사적으로 강세장으로 전환되는 타이밍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다우와 S&P는 모두 9월에 강한 약세를 보인 뒤 10월부터 연말을 향해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아마도 9월에 대부분의 펀드들이 실적을 마감하기 때문에 8월과 9월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나오고 10월부터 다시 매수에 들어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S&P는 9월에 7% 이상 하락할 경우 예외 없이 상승 전환했다는 전례가 있는데, 바로 지난 분기가 거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과연 이번에도 이 역사가 되풀이될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 이슈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우선 9월 제조업 지수가 조금 안 좋게 나온 게 시장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조업 지수가 50.9포인트로 지난 분기 52.8에서 1.9포인트나 떨어졌는데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5월 이후 최저 기록입니다. 이 지수가 50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 국면을 나타내는데요. 아마도 다음 달에는 50을 하향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볼 것도 없이 연준의 강력한 긴축정책의 영향 때문이죠. 따라서 지금은 이처럼 경기 둔화를 확연하게 나타내는 신호가 나오는 것이 오히려 시장에 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런 영향인지 다음 11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이 아니라 빅 스텝의 가능성을 중시하는 쪽의 의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5:5 정도로 팽팽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되는 수준이고요. 
 또한 영국이 지난주 발표하며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던 감세안 계획의 철회를 발표한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파운드화가 상승했고, 그 영향으로 달러 인덱스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채권수익률 하락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달러의 하락과 채권 수익률 하락은 지금과 같은 약세시장에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죠. 
 다만 OPEC+가 하루 10억 배럴 이상의 대규모 감산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유가가 급등한  것은 조금 우려 사항입니다. 하루 만에 5% 이상 상승했는데요. 만약 실제 감산계획이 확정되면 더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그나마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 유일한 굿뉴스였는데, 유가가 다시 상승한다면 겨울철 불확실성 증가에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계속 하락중인 미국 제조업 지수
지속적으로 하락중인 제조업 지수

 

테슬라 충격!

 

 오늘은 유가상승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좋은 소식만 있었던 시장이었습니다만, 많은 서학 개미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하루이기도 했을 거 같습니다. 바로 테슬라의 폭락 소식입니다. 오늘 테슬라는 무려 8.6% 나 떨어지는 어마 무시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그나마 오늘 나스닥이 강력한 모습을 보인 하루라 이 정도였지, 오늘 시장 분위기가 나쁘기라도 했으면 아마 10% 넘게 하락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오늘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3분기 인도량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주말 동안 3분기 배송량을 보고 했는데 343,830대로 역대 최고 기록보다 10% 정도 많고, 작년의 24.1만 대 대비 42%나 증가한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치에는 훨씬 못 미쳤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362,733대였는데, 거의 2만 대 가깝게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 정도면 거의 어닝 미스에 가까운 수준이죠. 차량 인도 대수가 기대에 못 미친 원인에 대해 테슬라는 분기말 피크타임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운송을 확보하기 위해 단행한 운송 과정의 변경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변경 조치가 차량 인도에 걸리는 시간을 일시적으로 늘렸을 뿐이라는 얘기입니다.
 다만 생산량은 36.6만대로 예상치였던 37만 대에 거의 부합했고, 작년의 23.8만 대 대비해서도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량이 기대보다 훨씬 낮게 나오면서 테슬라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 상황입니다. 현재 시장의 EPS 예상치는 1.05달러입니다.
 우선 3분기의 실제 인도량을 반영하여 테슬라의 기존 실적치의 평균에 대입해 계산해 보면 3분기 EPS는 1.02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역시나 시장 기대치인 1.05달러에는 못 미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원래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보다 실제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더 높습니다. 아마 3분기도 실제의 기대치는 1.1달러 이상이지 않았을까 생각되고요.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낮은 인도량으로 인해 3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확실하게 하회할 가능성이 높고 오늘의 주가 하락은 그 예상치의 하회분 만큼 미리 빠진 것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테슬라는 홀로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주식의 적정 가격은?

 주식의 적정 가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미래 가격을 현재 가격으로 환산한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 가격은 여기에 추가적으로 투자자들의 희망과 불안을 반영하여 프리미엄 또는 역프리미엄을  대입합니다. 분위기가 좋을 땐 희망이 반영되며 미래 가격의 현재 가격 환산분 보다 시장 가격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분위기가 나쁠 땐 불안이 반영되면서 현재 가격보다 시장 가격이 내려가는 역프리미엄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볼 것도 없이 역프리미엄이 주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이번 분기 인도량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했고, 그 증가한 불안감만큼 역프리미엄이 함께 증가하면서 시장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분기의 낮은 인도량이 테슬라가 주장한 대로 일시적인 운송 프로세스의 변경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면 이번 분기 실적 하락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의 현금흐름에 본질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에 타격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래가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현재 가격만 하락한 것이므로 안전마진이 증가한 게 됩니다. 그 얘기는 테슬라의 시장 가격이 더욱더 메리트 있는 가격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것은 실제 테슬라의 주장대로 이번 분기의 낮은 배송량이 일시적인 현상이란 것이 확인되어야 확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번 분기만의 문제로 끝난 것이 확인이 된다면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는 일이죠. 그러나 4분기에도 마찬가지로 예상을 하회하는 저조한 인도량을 발표한다면 그때는 실제 수요에 문제가 발생하여 펀더멘털이 약화된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그렇게 된다면 수요가 줄어든 것이 경기침체로 인해 사치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 모든 자동차 회사, 그리고 모든 임의 소비재의 수요가 함께 줄어들며 발생한 현상인지, 아니면 테슬라만 줄어든 것인지도 확인 필요합니다. 

 만약 경기둔화로 임의 소비재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이라면 그로 인한 주가 하락 역시 기회입니다. 장기투자자는 경기 사이클을 초월한 기간 동안의 미래가치에 투자를 하므로 기대하는 기업가치는 불황기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추후 다시 호황기가 왔을 때 수요가 회복될 것이므로 장기투자자의 투자 타임라인상에서 테슬라의 미래가치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안전마진이 증가한 게 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다른 임의 소비재 기업들 대비 테슬라의 경우만 수요가 줄어든 것이라면 이것은 미래 현금흐름이 약해질 요인이 되기 때문에 중대한 펀더멘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판단의 근거가 될 만한 자료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단 3분기 결과만 가지고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은 정보가 부족하며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다만 이러한 낮은 3분기 배송량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우선 전통적인 테슬라 베어 세력인 JP모건이 목표주가를 137달러에서 153달러로 올렸고, 모건 스탠리는 383달러 유지. 글로벌 에쿼티 리서치는 무려 760달러 유지. 트러스트 시큐리티는 333달러에서 348달러로 목표주가를 상향했습니다. 애널리스트 전체 평균은 307달러로 현재 주가보다 25% 이상 높은 상황입니다.
 

테슬라 목표주가는 지금 가격보다 높다

 

앞으로가 분기점

 이렇게 되면 가장 중요한 건 2가지입니다. 일단 10월 19일에 있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높은 마진율을 유지하며, 비록 인도량은 예상치를 부합하지 못했지만 실적만큼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고요. 그리고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4분기에 예상만큼의 인도량을 달성하여 3분기의 낮은 인도량이 일시적인 문제였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현재 4분기 예상 인도량은 44만 대 정도입니다. 만약 4분기에 인도량 달성하면 22년 총 인도량은 대략 135만 대 정도로 전년대비 +45% 증가한 게 됩니다. 테슬라의 공식 가이던스인 50% 성장에는 살짝 못 미쳤지만 중국 락다운이 없었으면 아마 달성했을 것입니다. 내년 예상치는 대략 200~210만 대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게 딱 50% 전후로 인도량이 증가한 게 되는 숫자죠.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기대치는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연 테슬라가 4분기에는 배송량을 회복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줄 수 있을지 테슬라의 기업가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 같습니다.
 

 주가는 원래 온갖 뉴스와 잡음, 그리고 투자자들의 갈등 속에서 표류하는 난파선처럼 떠돌게 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증산 철회 소식이 나오면서 급락했던 애플만 봐도 알 수가 있죠. 세계 1위 기업임에도 이런 시장의 속성 앞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쏟아져 나오는 이슈에 파묻히다 보면 오로지 눈앞에 주가 움직임만 보면서 투자를 하게 됩니다. 마치 돋보기로 땅바닥을 보면서 걷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지러워서 얼마 가지 못합니다. 돋보기는 치워 버리시고 눈을 들어 멀리 보고 걸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까요? 바로 자산의 미래가치입니다. 자산의 미래가치가 분명하다면 나의 시선은 또렷하게 목적에 집중되고, 집중되면 소음은 인식에서 사라집니다. 만약 소음에 휘둘리는 투자자라면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투자하고 있는 자산에서 분명한 미래가치를 보셨나요? 그렇다면 그냥 묵묵히 걸어가십시오. 가다 보면 가격은 알아서 가치로 수렴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멀리에만 눈을 두고 가다 보면 가끔은 걸려 넘어지기도 하겠지만 괜찮습니다. 원래 투자의 길이란 것이 그렇게 가시밭길입니다. 결코 불로소득의 꽃길이 아닙니다. 쉽게 포기하지 마십시오. 넘어지면 일어서서 다시 걸어가면 그만입니다. 힘들 땐 주위를 둘러보세요. 저를 비롯해 많은 동지들이 여러분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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