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거래일 미국 증시는 결국 예상대로 되고 말았습니다. 혹시나 했던 개인소비지출 지수가 역시나 높게 나오면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아직 잡히지 않은 인플레이션
개인소비지출은 전년대비 6.2% 증가했고요. 지난달의 6.4%보다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전월대비로는 오히려 0.3% 상승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전월대비로 0.1%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여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또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지수도 지난달 4.7%에서 오히려 증가하여 4.9%로 올랐습니다. 결국 물가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겠죠. 따라서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요. 다만 이번에는 지난 CPI 발표로 인해 어느 정도 시장이 예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상 PCE가 발표된 직후의 시장의 동요는 생각만큼 크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후 라엘 브라이너 드 부의장과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잇따라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그로기에 빠진 시장에 피니쉬 블로를 날렸고, 결국 9월이라는 악명에 걸맞게 최악의 한 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9월은 거의 대부분의 펀드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는 한 달입니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원래 매도세가 가장 많은 달이라는 게 정설이죠.
역시 9월은 주식시장 최악의 달
이로서 9월은 다우가 8.74% 하락, S&P가 9.34% 하락하고, 나스닥은 무려 10.5% 하락했는데요. 다우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이고, S&P와 나스닥은 무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이후 12년만에 3분기 연속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진정한 10년 주기 위기는 2020년 팬데믹 그 자체가 아니고, 그로 인해 발생한 양적완화를 거두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후폭풍이야말로 진짜 10년 만에 위기가 되었습니다. 다우는 올해 초 기준 21% 하락했고, S&P는 약 25% 하락, 그리고 나스닥은 32% 정도 하락한 상황인데, 어제의 여파로 지난 6월의 저점 지지선이 사실상 뚫려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으로 주가가 내려가는 상화도 충분히 가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연말은 분위기 달라질까?
다만 10월부터는 일반적으로 주식이 강세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적으로 수익률이 가장 높은 분기가 바로 4분기이고요. 다만 현재 시장의 약세가 인플레이션과 금리라는 특수한 상황에 의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한 계절적인 강세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당장 10월 13일에 나올 CPI부터 물가가 낮아진 모습이 확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 예상으로는 당장 10월은 모르겠고, 연말 즈음은 되어야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실업률이 올라가는 게 수치적으로 확실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 시점도 예측이 가능해지겠죠. 예측이 가능해지면 시장은 그 예측을 곧바로 가격에 반영할 것입니다. 따라서 미리 반등하려 하겠죠.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았을 때,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분위기가 조금씩 변화해 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추세 전환은 2023년 초중반은 되어야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그때가 되면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겠지만, 이미 모든 걸 예상하고 반영하고 있던 시장에게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2022년에는 역대급 완화정책이후 나온 연준의 완벽한 정책 실패로 인해 역대급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서 유례없이 강력한 하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주식시장은 하락의 역사입니다. 심지어 시장이 좋았을 때 조차도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는 경우는 문자 그대로 밥 먹듯이 발생했습니다. 연간 기준 고점 대비 평균적인 최대 하락률은 무려 14%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해에도 평균적으로 고점 대비 14%까지는 하락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압도적인 비율로 오른 기간이 많았습니다. 내리는 날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중에 오를 날이 더 많이 예약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주식은 이 모든 역사를 늘 정면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끊임없이 상승해 왔습니다. 달러의 역사적 강세는 이제 그 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뒤따라 오는 것은 결국 다시 영원한 구매력 상실의 길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장기투자자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타이밍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자산의 가치입니다. 내가 가진 자산의 미래가치가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고 있는 가치보다 높다면 언제까지라도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이보다 더 심플하게 성공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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