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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웠던 미국증시

 

오늘 시장은 오랜만에 공포 분위기였습니다. 3대지수가 모두 하락했고, 나스닥은 2%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어제 장 마감후 월마트가 인플레이션과 재고증가에 대해 경고하면서 장외시장부터 분위기가 안 좋았고, 결국 그 분위기가 본장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월마트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생필품이 아닌 일반 상품에 대한 지출을 줄일것이라는 예상은 전반적으로 맞는 얘기이지만 반드시 나쁜 소식으로만 생각할 것은 아닙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7%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심각한 자금문제를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는데, 미국의 고용시장이 워낙 호조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대다수의 국민이 위협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어쨌든 과반수 이상이 큰 자금문제에 빠져있는 건 분명 해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은 생필품외에 지출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이것은 소매업체들의 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요. 최근 소매업체들의 재고 판매 비율을 보면 올해들어 수치가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재고가 큰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뜻하고요.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조사에 따르면 총 소매 재고가 5월에 7000억달러 넘게 증가했는데,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늘어난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소매업체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요? 이번에 월마트가 발표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월마트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하반기에 일반 상품판매에 가격인하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대규모 할인을 통해, 재고 밀어내기를 할 것이라는 뜻 입니다. 또다른 대형 소매업체인 타켓 역시 지난 실적발표에서 큰폭의 할인을 통해 재고상품을 정리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었습니다.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지출심리가 억제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은 재고부담을 떠 않게 되었고, 재고를 줄이기 위해 할인판매를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단기적으로 기업에게 고통스러운 수입감소를 의미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의미합니다.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을 시장에 알리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뒤숭숭한 가운데 내일은 FOMC의 결과가 발표됩니다.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3시 30분에 파월의 연설이 있을 예정인데요. 아마도 모두가 예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최근 트렌드는 시장 예측과 크게 틀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발표 직후는 상승하여 마감하고 다음날 하락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패턴을 그릴지는 미지수고요. 그런 예측으로 거래를 해서는 안되겠죠?

제가 어제 인스타그램으로 이번에 연준이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에 대해 팔로워 여러분들의 의견을 받았는데요. 팔로워 분들은 파월이 내일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거라 예상해 주셨습니다. 과연 우리의 집단지성이 적중할지 굉장히 기대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은 장면이고요. 

 

마이크로소프트 & 구글


기업들을 좀 살펴보자면, 오늘은 최중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있었던 날이죠. 우선 미국시장 2위기업 마이크로 소프트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매출과 수입이 모두 시장 기대치에 약간 못 미치는 성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는데, 최근 마이크로 소프트의 매출 성장률중 가장 낮은 성장률이고, 주당 순이익도 전년대비 +3% 증가했는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습니다.

 


일단 성적표만 놓고 보면 느려진 성장률이 눈에 띄는데요. 그렇다면 주가는 폭락을 해야만 맞을 거 같은데 애프터 마켓에선 오히려 5% 전후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면, 우선 이번분기 낮은 실적의 가장 큰 원인이 환율에 있기 때문입니다. 높아진 달러로 인해 글로벌 매출이 많은 마소는 매출중 6억달러 주당순이익의 4%가 순수 환율영향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러니까 기업의 본질적인 실적문제가 아니라 외부요인에 의한 실적감소이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이죠. 

또한 회사의 미래 가장 중요한 수익원이 될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이 시장기대치를 거의 부합햇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는 요소였고,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을 모두 예상하여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했다는게 가장 큰 평가요소가 될 것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주가는 최고가격대비 28% 하락해있는데, S&P 500의 18% 하락에 비해 가격이 크게 할인되어 있습니다. 거시적인 경제상황 악화로 실적이 하락할 것이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었다고 보시면 되겠죠.

 



또 하나의 대형 기술주 구글도 오늘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구글 역시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시장기대치에 못 미쳤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밖에 성장하지 못했고, 주당순이익은 오히려 -11%로 감소했습니다. 

이렇게만 놓고보면 거의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이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애프터 마켓에선 5%이상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구글도 마찬가지로 강달러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환율영향으로 매출 성장률이 3.7%나 떨어졌다고 하고요. 환율영향은 기업과 상관없는 외부적요인이기 때문에 결국 시간이 가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둘째로, 구글의 작년 실적이 팬데믹 수혜를 최상으로 입었던 시기의 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팬데믹 수혜로 매출이 무려 62%나 증가했었는데요. 올해는 팬데믹 수혜가 사라지면서 성장률이 훨씬 더 안좋을 것으로 걱정했는데 13% 성장했으니 우려보다는 선방을 했다는 뜻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있었던 스냅의 암울했던 실적발표의 영향입니다. 스냅은 지난주에 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의 광고지출이 줄면서 광고수익이 크게 줄어들것이라는 발표를 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하루만에 40%가까이 하락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발표 이후 마찬가지로 광고수입이 매출의 주가되는 구굴의 주가는 거의 1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실적발표에서 구글은 의외로 선방을 했는데요. 광고매출이 11% 증가하여 시장예측을 뛰어 넘었습니다. 따라서 우려했던 광고수입이 생각보다 피해가 적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에 따른 안도감이 투심을 살린것으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 외에도 치폴레 엔페이즈에너지등의 다른 주요 기업들 역시 실적발표 이후 준수한 성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이런 전반적인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애프터 마켓에서 시장 분위기를 살리고 있습니다. 

 

FOMC 결과는?


따라서 투자심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고 내일은 장초반까지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만, 내일은 사실 이런게 다 의미가 없어지죠? 네, 장 마감전 파월이 무슨 얘기를 하느냐에 따라 모든게 천지개벽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파월이 무슨 얘기를 할지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시장의 반응도 예측할 수 없죠. 결국 우리는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니라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시장이 단기적으로 어떻게 반응을 하건 결국 시간이 되면 원래 가야할 자리를 향해서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원래 가야할 자리가 어딘지를 살펴보고 거기에 미리 가있으면 됩니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비전과 실제 시장의 움직임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할 수 있고, 생각보다 시간차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한다면 그것은 도박이 됩니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기업의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것 입니다. 그리고 미래가치는 결코 한순간에 달성되지 않기에, 느긋하게 시간을 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천천히 가는 사람이 단기적인 이익을 좆아 급하게 움직이는 사람보다 성공할 것 입니다. 압도적으로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재고 대 판매 비율.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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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소프트 실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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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실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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