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첫 거래일을 알리는 오늘 시장은 지난주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상승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다우와 S&P가 1% 이상 올랐고, 나스닥도 0.9% 정도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특히 장 초반에 -1.6%까지 떨어지던 것과 비교하면 지수를 상당폭 말아 올리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플레이션 정점 지나간다
오늘 시장이 오른 이유도 지난주와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지표들이 슬슬 인플레이션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가 조만간 예상되고, 이에 따라 빠르게 미리 포지션을 잡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S&P 글로벌에서 발표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가 49.9로 예비치가 나오면서 지난달에 52보다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수는 50을 하회하는 순간부터 경기 위축국면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는 46.6까지 떨어지면서 향후 확연하게 소비가 줄어들 수 있음을 암시해 줬습니다. 소비가 줄어들면 가격이 내려가고, 이것은 인플레이션의 하락으로 금리인상을 멈출 소재가 되는 것이죠?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인상 사이클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23년 1월 5%에서 인상이 종료되고 이후로는 약 1년 가까이 경제지표를 보면서 금리가 유지되다 2023년말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추측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3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 했는데, 지난 분기 0.4% 보다 크게 성장한 3.9%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중국이 GDP 발표를 예정보다 일주일 가까이 늦추면서 발표했고, 제로 코비드 정책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일시 정지등을 생각했을 때 발표 수치가 믿을 수 있을만한 것인가에 대한 의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어 준다고 하여도 이 수치가 중국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는 되지 못합니다. 9월 중국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2.5%만이 증가하여 전월의 5.4%에 비해 크게 하락했고, 실업률 역시 지난달의 5.3%보다 상승한 5.5%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올해 누적 경제성장률 역시 3%로 중국의 당초 목표였던 5.5%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중국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성장률이 기대보다 크게 못 미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역시나 현재 시점이 본격적인 경제 침체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주지 시켜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테슬라 장중 200달러도 깨지다
또한 중국의 경기 둔화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은 기업도 있는데요. 바로 테슬라 입니다. 테슬라의 가격이 장 초반 7%가 넘게 떨어지며 일순간 200달러마저 깨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테슬라는 최근 중국에서의 수요 저하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는데, 어제 드디어 가격 인하를 발표했습니다. 모델 3과 모델 Y의 가격을 최대 9%까지 인하했는데요. 특히나 모델 Y 기본 모델의 경우 보조금 지급 대상인 30만 위안 이하로 내린 것이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이미 여러차례 말씀드렸듯 테슬라는 4분기의 중국 판매량이 기존 예측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모델 Y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정도로 가격이 올랐고, 또한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면서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 인하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하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테슬라를 구매하려고 하던 대기수요가 대부분 가격 인하 이후로 구매를 연기하고 있다는 소식을 이미 지난주에 전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기다리던 그 가격 인하 소식이 나온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게 중국에서의 수요 약화로 가격경쟁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며, 크게 악재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기존의 테슬라가 가격을 크게 올린 이유는 물론 수요의 증가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공급 가격의 상승 때문입니다. 원자재와 유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마진이 대폭 감소할 위기에 처했었고, 가격 결정력이 있었던 테슬라는 그에 맞춰 가격을 올린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테슬라의 방침이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미 수년전부터 전기차의 가격을 내연기관차보다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습니다. 이유는 하나죠. 테슬라의 진정한 경쟁자는 같은 전기차가 아니라, 내연기관차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새로 팔리는 차를 기준으로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보다 8배나 많이 팔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는 얼마 전 공급 가격의 상승이 정점을 지났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따라서 원래 가던 방향대로 가격을 낮추는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를 땐 같이 가격을 올리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으니, 당연히 순리대로 가격을 낮추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인데 이것만으로 중국에서의 수요가 심각하게 둔화되었다느니,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느니 하는 발언은 아직은 충분한 근거가 없는 시기상조 성 발언으로 보입니다. 또한 중국에서의 이번 가격 인하는 테슬라에게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4분기에 중국에서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대기하던 수요를 다시 구매로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4분기 예상 인도량이 걱정했던 수준보다는 회복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이런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가격인하가 테슬라에게 있어 악재인가 하는 점에서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한 어제 장 초반 가격이 크게 하락한 이유 중에는 중국 리스크도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시진핑이 3회 연속 집권에 성공하며, 중국 관련 리스크가 증가했고, 특히나 시진핑 정부가 데이터와 관련되어 강력한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이 중국과 관련된 미국 자산들에 타격을 줬습니다. 인베스코 차이나 ETF의 경우 20%가 넘게 폭락하기도 했고, 알리바바와 같은 미국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이 대부분 강하게 하락했습니다. 이렇게 중국 리스크가 부각될 때면 테슬라 역시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죠. 따라서 테슬라의 장 초반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오늘 테슬라의 거래량이 평균보다 상당히 높았고, 하락이 장 초반에만 극심했던 점을 들어 일론 머스크의 매도가 오늘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가능성이 있는 추측인데, 과거에도 일론 머스크가 매도를 했던 날은 대부분 평균보다 거래량이 많았고, 하락이 머스크가 주식을 매도하는 장 초반에 쏠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장 후반에 나스닥이 크게 가격을 만회하면서 테슬라 역시 가격이 상승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렇다 하여도 이렇게까지 급격하게 가격이 회복한 것은 일론 머스크의 매도가 있었음을 추측할만한 충분한 요인이 됩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관련 매도가 끝날 때까지 테슬라의 주가는 결코 강세로 전환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말로 하면 공짜 할인기간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주식의 근본적인 펀더멘탈과 상관없는 이유로 강제적인 가격 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늘 있었던 중국 주식의 하락과 같은 리스크 역시 테슬라에게 장기적으로 노이즈에 불과했음을 수차례 확인했었습니다. 특히나 가격 인하는 대기수요를 해소시키고, 장기적으로 내연기관차와의 경쟁력 증가를 일으키면서 악재라기보다는 오히려 호재에 가깝게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타이밍에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정말로 좋은 찬스가 됩니다. 자산의 미래가치는 그대로인데 시장심리에 의해 가격만 하락한 것이니 안전마진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라면 이럴 때 공포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로 여기는 습관을 반사신경에 각인시켜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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