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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을 파괴한다?


 비트코인을 비판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최근 크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가 바로 비트코인 채굴이 기후변화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비트코인의 채굴과 네트워크 유지에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며, 채굴용 장비의 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냉방장치 등이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약점을 이용하여 환경론자, 비트코인 반대론자들은 최근 비트코인을 공격하는 가장 좋은 핑계거리중 하나로 비트코인의 환경파괴 문제를 꺼내 들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의 경쟁자 자리에 위치한 이더리움을 비롯한 여러 알트코인 역시 비트코인의 환경파괴와 관련된 이슈를 비트코인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자주 사용한다. (알트코인의 대부분은 채굴과 네트워크 유지에 필요한 전력 소모가 압도적으로 적은 지분 증명(PoS) 방식을 현재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을 위해 전환 중에 있기 때문)
 하지만 최근 북미 비트코인 채굴자의 모임인 비트코인 마이닝 카운슬에서 이런 주장에 대해 근거 있는 반박이 가능한 내용이 발표 되었다.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의 구성비율중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60%에 가까워졌으며, 최근 5개 분기 연속 50%를 넘겼다는 내용이다. 전 세계 평균적인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20%를 겨우 넘긴 수준인데, 글로벌 평균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해쉬 레이트로 불리는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팅 파워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137% 상승했는데 이에 반해 전력 소모량은 63%만이 증가했다.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해서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발휘한 것이다.

재생에너지 사용비중 BTC 59.5% vs World 21.7%

더 적은 전력 사용으로 더 강력해지는 네트워크


 비트코인의 전력 사용량이 컴퓨팅 파워 증가에 비해 늘지 않은 것은 채굴 효율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의 전력 소모량당 해쉬레이트는 1년 만에 1.5배 증가했다. 바꾸어 말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전력은 줄어들고 네트워크 보안성은 더 견고 해 졌다는 얘기가 된다.

1년동안 46% 증가한 채굴효율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0.15% 밖에 되지 않는 비트코인 채굴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반 비트코인 세력들은 단순히 비트코인이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는 이유로 비트코인을 공격한다.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전력량이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0.15%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1년간의 전력 소모량은 전 세계를 다 합쳐 약 250 Twh 임에 반해 한국이라는 단일 국가에서 사용하는 전력 소모량만 해도 그보다 훨씬 많은 3,500 Twh에 달한다. 또한 다른 산업과 비교해 봐도 비트코인의 전력 사용량이 유의미하게 더 많다는 근거는 없다. 비트코인과 자주 비교 되는 금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 소모량은 연간 약 570 Twh로 비트코인 채굴보다 2배 이상 많으며, 컴퓨터 게임에 소모되는 전력량 역시 214Twh로 비트코인과 큰 차이가 없다. (비트코인의 전력 효율이 계속 개선 중인데 반해 게이밍에 사용되는 전력 소모량은 날로 늘어가는 추세이므로 조만간 역절될 가능성도 있다)

전세계 전력 소모량의 0.15%에 불과한 비트코인 채굴 전력 소모량

비트코인은 재생 에너지 보급의 전도사가 될 수 있다


 또 한가지 비트코인 반대론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중대한 사실이 있다. 바로 비트코인이 재생에너지 전도사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세계 재생 에너지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발전 방법이 태양(광) 열 발전, 수력 발전, 풍력 발전이다. 그런데 이런 재생 에너지 발전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첫째로, 발전소를 세울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 태양(광)열이나, 수력,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제1 조건은 지리다. 전기로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강렬한 태양이 내려쬐는 곳이 아니라면 태양(광) 열 발전소를 세울 수 없다. 마찬가지로 유량이 풍부한 곳, 낙차가 충분한 곳이 아니라면 수력 발전소를 세울 수가 없다. 조건이 미진한 곳에 발전소를 세우게 되면, 높은 가동비용 대비 낮은 전력 발생량으로 인해 채산성이 맞지 않게 된다. 따라서 조건이 잘 갖추어진 장소에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데, 보통 이런 조건이 갖추어진 장소는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로 전력이 많이 필요한 시간과 전력을 많이 생산해 낼 수 있는 시간 사이에 갭이 존재한다. 태양열을 예로 들자면, 보통 오후 12시~4시 사이에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해 내는 반면,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보통 6시~10시로 생산의 피크시간과 사용의 피크시간이 서로 다르다. 이러한 핸디캡으로 인해 재생 에너지는 보관과 이동에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또한 채산성 문제로 발전량도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많은 국가들이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재생 에너지로의 완전한 전환이 좀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이 재생 에너지 사용량을 늘려 준다고 하면 어떨까? 원래라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태양열 발전소를 세울 수 없는 곳에 발전소를 만들고, 전력 생산량 대비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 만들어낸 전기를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하는 방법을 통해 말이다. 그렇게 되면 발전소는 유휴 에너지를 사용해 새로운 수입을 얻게 되고, 부족했던 채산성을 극복해 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비트코인 채굴이 없었으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재생 에너지 발전 시설을 더 늘릴 수 있게 된다. 남는 전기 에너지를 비트코인이라는 통화 에너지로 전환하여 보관하는 것이다. 전기 에너지 자체로 보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배터리 설비와 전력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통화 에너지로 전환하여 보관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 되고, 결과적으로 재생 에너지의 보급률을 지금보다 더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작업 증명(PoW)과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전력 소모가 낭비라는 생각하는 것이다. 지분 증명을 네트워크 합의 시스템으로 사용하면 전력 소모 없이 블록체인 유지가 가능한데, 괜히 작업 증명 방식을 사용해서 전력 낭비를 한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작업 증명을 통한 네트워크 합의체제 유지에는 매우 강력한 이점이 존재한다. 돈은 에너지를 담아두는 배터리의 역할을 한다. 돈에는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사람을 고용할 수 있으며,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이런 힘은 돈이 에너지를 통화 에너지라는 배터리 형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한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인류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의 화폐 역할을 해온 물질은 금인데, 금을 새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생각해 보자. 금광을 찾고, 개척하고, 채굴하고, 운송하고, 제련하고, 세공하고, 보관하는 모든 과정에 막대한 인력과 자원이 소모된다. 따라서 금에는 그러한 에너지들이 모두 응축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금은 채굴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져 시장에 흘러 들어와도 기존에 있던 금의 가치가 크게 희석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새로운 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그만큼의 에너지가 금으로(통화 에너지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명목화폐가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새로 발행하는데 어떠한 에너지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은 새로 만들어내는데 등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매년 1.5%~2%의 금이 발행되어도 가치가 희석되지 않고, 화폐가치의 하락률 만큼 가격이 상승한다. 반면, 명목화폐는 디지털상으로 숫자를 몇개 입력하는 간단한 과정을 통해 마법처럼 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떠한 에너지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이 만들어내는 양만큼 기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한다. 자체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빈 껍데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이해한 상태에서 작업증명과 지분 증명을 비교해 보자. 작업 증명은 금의 채굴과 같다고 얘기할 수 있다. 강력한 계산능력을 가진 컴퓨팅 파워를 동원해야 하고, 상당한 양의 전력을 소모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금 채굴의 절반에 가까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사용된 에너지 만큼 비트코인 자체가 에너지를 가지게 되는데, 이것은 전력 에너지가 통화 에너지로 바뀌어 저장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 반면 지분증명은 예치된 토큰의 양만큼 검증인들이(작업 증명의 채굴자의 역할)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토큰이 발행되는 형태이므로 사실상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없게 되는데, 마치 명목화폐의 발행 과정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결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지분 증명은 화폐의 신규 발행에 있어 어떠한 에너지도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지 않은 빈 껍데기를 생성해 낼 뿐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 vs 기타 산업의 전력 사용량

 

기대되는 비트코인의 진화


 이처럼 비트코인은 전력 에너지를 통화 에너지로 전환하는 매개체로서, 재생 에너지 보급률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친환경적인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자체로 전력 사용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으며, 에너지 소모량 역시 지속적으로 더 효율적이게 변모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은 중재자와 통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완전한 무신뢰 기반의 디지털 통화 에너지로서 그 사용성과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며 더 효용성있는 도구가 되어, 인류에 삶에 크게 기여하는 존재로 진화해 있을 비트코인의 역할과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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