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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시장은 어제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들어왔지만 가격을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하면서 약보합으로 끝이 났습니다. 3대 지수 모두 소폭 상승하는 정도의 결과였는데요. 

 

금리 더 올리자 vs 속도조절 필요

 어제 7월 FOMC 회의록이 발표되면서 연준의 향후 정책에 대한 힌트가 나왔었죠? 특별히 새로울 건 없는 내용이었는데, 아직 인플레이션이 중대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골자였습니다. 그리고 이것과 같은 분위기의 내용들을 어제 연준의원들이 얘기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9월에 0.75%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얘기를 한 반면, 메리 데일리 총재는 과도한 금리인상보다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고, 에스더 조지 총재는 금리인상은 당연하지만 인상폭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속도조절에 관한 얘기를 했습니다. 
 이처럼 연준 내에서도 의원들의 성향에 따라 강경하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쪽과 어느정도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완만한 의견을 내는 쪽, 양쪽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모든 의원들이 예외 없이 강한 금리인상을 얘기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스탠스가 변했는데요. 운전으로 비유하자면 저 멀리 신호등이 있고, 빨간불로 바뀌었는데 아직은 거리가 있어 브레이크를 밟는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조만간 속도를 줄여야 하는 것에 대비하여 미리 엑셀에서는 발을 떼려고 하는 정도의 모습으로 이해를 하면 될 거 같습니다.
 다만 모든 의원들이 속도에 대한 이견이 있을뿐, 아직까지는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우선 채권시장의 예상은 올해 말까지는 금리인상이 계속되고 최대 3.75%의 금리가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최종 목적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후로는 예측치가 일관되지 않고 3.25~3.75%를 왔다갔다 하면서 같은 수준을 거의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 7월까지도 금리는 횡보를 할 것으로 보고 있고요.  만약 시장의 예측치를 최대한 믿는 다고 하면 금리인하 시기는 빨라야 내년 중반 늦으면 내년 후반 정도가 될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공포와 경기침체 공포


 어제 발표된 경기지표는 최근의 경기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지난주 초기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되었는데 예상치였던 26만건 보다 적은 25만 건이 발표되면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대비 6%, 전년동기 대비 20% 감소했는데요. 이것은 가격이 아닌 판매건수를 얘기합니다. 주택판매가 줄어든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우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있죠. 집값은 1년 전 대비 10.8%나 올랐습니다. 또한 모기지 금리가 전년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것도 주택수요를 줄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기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감소도 주택판매건수를 줄인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최근 추세인 고용시장의 강화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그로인한 금리인상과 그로 인한 경기둔화의 추세가 이어지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시장의 강세는 현재 실질적인 경제 상황이 개선되었기 때문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시장상황은 여전히 최악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용시장은 계속해서 강력하고 모든 인플레이션 중 가장 후행성이며 최악의 인플레이션인 임금 인플레이션은 당연히 줄어들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금리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고, 경기둔화라고 불러야 할지 경기침체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는 이 상황 역시 이전보다 앞으로가 더 심해질 것입니다. 

 

약세장 랠리 vs 상승추세 시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장이 반등하고 있는 이유는, 시장이 지금이 아닌 앞날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는 연말이면 상승을 멈추고, 내년이면 인하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물가역시 지난달에 정점을 찍고 꺾인 모습을 보여줬고 앞으로도 하락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기 역시 연착륙에 성공하며 심각한 침체로는 빠지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대감이 최근 가격이 너무 하락했다는 인식과 맞물려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반등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의 랠리가 여전히 약세장속 반짝 반등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유가 하락에 따른 반짝 하락일 뿐이고 겨울이면 다시 상승할지 모른다는 공포, 그로 인해 연준이 생각보다 더 매파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공포, 이런 것들이 조합되어 경기가 더 심각한 침체로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가 존재합니다. 만약 시장이 앞서 기대했던 희망보다, 뒤에 언급한 공포가 더 현실가능성이 크다고 여기기 시작한다면, 선반영 했던 희망에 대한 기대를 지우고 이제는 반대로 공포에 대한 선반영을 시작할 것입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된다면 주가는 다시 하락할 것이고, 이번 반등은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약세장 속 반짝 랠리로 끝이 나겠죠. 그럼 이 두가지 의견 중 무엇이 정답일까요? 아무도 정답을 모릅니다. 따라서 1년 후 2년 후의 주가나 경기를 맞추려고 하는 노력은 무의미합니다. 몇 년 정도의 타임프레임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이 극도로 위험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제가 매번 경기 사이클을 2바퀴는 돌 정도의 타임라인으로 투자를 하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만약 1~3년 정도의 타임프레임으로 투자를 할 생각이시라면, 주식보다는 은행을 사랑할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테슬라 주식분할 후 주가는?


 개별 종목 하나만 보고 마무리 하자면, 테슬라의 주식 분할이 이제 1주일 앞으로 다가왔죠? 테슬라는 25일부터 3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가 되는데요. 주식분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테슬라의 주가는 900 달러대를 유지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주식분할이 끝나고 나면 이벤트 해소에 대한 약간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 존재합니다만, 여전히 남은 이벤트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조만간 무디즈의 신용등급 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는데, 이번에 신용등급 상향이 되면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투자 적격 등급으로의 승격이 됩니다. 투자 적격 등급이 되면 브랜드 이미지 상승, 대외 신용도 증가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실제 회사가 돈을 빌릴 때 더 적은 이자로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게 되어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안정성이 증가합니다.

 또한 9월 30일에는 AI 데이 파트2가 예정되어 있죠. 여기서 아마도 작년 선보인 테슬라 봇에 대한 업데이트와 FSD에 대한 개선사항 발표 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물론 테슬라의 이벤트들은 대체로 지금 당장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내용이 발표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수년후를 내다봐야 하는 미래비전에 대한 제시가 많았기 때문에 당장의 주가와 크게 상관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테슬라를 단기적으로 투자하시려는 분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내재가치 성장성을 가늠하시려는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이벤트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본인의 입으로 말한대로 결국 자동차 회사가 아닌 로보틱스 회사가 되어 갈 것입니다. 전기차 기술이야 시간이 지나면 어떤 회사든 결국 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로보틱스 회사가 된다면 얘기는 달라지죠. 이 때의 테슬라의 핵심은 자동차가 아닌 인공지능이고, 더 나아가서는 그 인공지능이 자동차나 로봇과 같은 물리적 수단으로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됩니다. 또한 인공지능의 물리적 구현이 서로 독립되어 있지 않고 테슬라라고 하는 한 개의 회사에서 수직 통합된 기술력으로 가장 완벽한 형태로 세팅되어 개발된다고 하는 점이 테슬라를 최고의 회사로 만들어 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회사의 미래가치를 생각했을 때 주식분할, 신용등급, AI데이와 같은 이벤트는 그저 물결이 한번 출렁이는 것에 불과하며, 금리인상 경기침체와 같은 거시적 경기 이벤트조차도 스쳐가는 한 번의 작은 파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겠습니다. 큰 파도는 가까이에서 볼 때나 큰 파도 입니다. 멀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부질없는 한 번의 작은 넘실댐이죠. 거시 경제란 것도 가까이에서 볼 때나 거시입니다. 투자의 타임라인이 평생인 사람에게는 한없이 미약한 미시적 상황에 불과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으로 투자를 한다면, 제 아무리 성난 시장의 움직임이라도 조금도 두려워할 필요 없는 나약한 아우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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