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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의 거래를 마무리하는 토요일 주식시장은 또 한 번 패닉에 빠졌습니다. 3대 지수가 모두 크게 하락했고, 나스닥은 장중 4% 넘게 하락하는 급락을 보였습니다. 

 

고용시장 강세와 긴축우려

 오늘 미국 주식시장이 이렇게 안 좋았던데는 새로운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계속되는 긴축정책에 대한 공포가 다시 부상한 것이죠. 오늘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를 부추긴 것은 바로 고용지표였습니다.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26만 3건 증가했고, 실업률은 다시 3.5%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겨우 3.7%로 오르며 고용시장 악화에 대한 희망을 안겨줬었는데 이번 달에 다시 그전달 최소치였던 3.5%로 돌아온 것입니다. 이건 시장이 기대하고 있던 고용시장 냉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수치임과 동시에 연준이 다시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력하므로 어쩌고 하면서 금리 올리기 최적의 핑계를 제공한 것이 되었습니다. 또한 고용시장이 강력하면 결국 임금도 오를 수밖에 없으므로, 물가도 내리기가 힘듭니다. 실제로 이번 달에도 임금인상률이 전년대비 +5%를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거의 2배 가까이 높은 인상률을 유지했는데요. 임금이 원래보다 2배가 더 오르는데 물가가 빠르게 내려가기 힘들겠죠? 결국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얘기가 되고, 이것은 또 금리인상으로 이어집니다. 

 다만 실업률이 너무 낮게 나오면서 표면적인 공포는 증가했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번에도 경기 악화의 실마리는 있었습니다. 이번 달 비록 일자리가 예상과 비교하여 높게 나오기는 했지만 7월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고, 바로 지난달 8월과 비교해도 15% 이상 낮게 나왔습니다. 또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그러니까 잠재적인 고용시장의 약화에 대한 낌 세는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급여 인상률 역시도 미세하긴 하지만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달 물가가 8.3% 올랐는데 급여는 그에 훨씬 못 미치게 올랐습니다. 비록 시간은 걸릴지언정 인플레이션도 분명 하락할 것입니다. 이처럼 당장의 표면적 수치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을 지지합니다. 따라서 시장은 안 좋게 반응했습니다. 하지만 뒷면에 숨어 있는 수치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슬 변화의 전조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미국의 일자리는 9월 21만 3천건 증가했다

 

다시 악화하는 금리 우려


 어쨌든 이런 시장의 분위기로 당장은 금리인상 약화의 기대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11월 자이언트 스텝의 가능성은 급격히 올라 이제 80%에 도달했습니다. 어제도 찰스 에반스 시카고 총재가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서 내년 초 금리가 4.75%에 도달해야 한다는 매파적인 발언을 했고, 존 윌리엄스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가 4.5%까지 올라야 한다고 발언을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달러 인덱스는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고, 달러의 상승은 자산들의 가격에 다시 부담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채권 수익률도 당연히 오르고 있습니다. 10년 물 채권수익률은 아마 다음 주에 다시 4%의 문을 노크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는 유가입니다. 어제도 유가가 급등하여 배럴당 90달러를 한 번에 돌파해 93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아마 조만간 100달러를 넘보게 될 거 같은데, 유가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낮추기 때문에 당장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온 것 보다도 장기적으로는 더 큰 악재입니다. 시장은 아마 각종 경제지표와 더불어 유가를 주목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는 마지막 거래일에 폭락에 가까운 하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간으로는 상승한 한주였습니다. 다우는 주간으로 2% 상승, S&P는 1.5% 상승, 나스닥도 0.7% 상승했습니다. 이번주 주초에 제조업 지수가 낮게 나오면서 경기 악화로 금리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기대로 올랐던 게 높은 고용지표가 나오면서 그 기대가 사라지자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림 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현재 시장 가격은 다시 저점 부근의 지지선에 걸쳐 있습니다. 여기서 당분간의 향방이 결정되게 되는데요. 이 방향타를 쥐고 있는 것이 드디어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다음주 수요일에는 생산자 물가가 발표되고 목요일에는 소비자 물가가 발표됩니다. 물론 생산자 물가도 시장에 영향을 주겠지만 결정적으로 방향을 결정하는 건 역시 소비자 물가입니다. 현재 시장의 기대치는 전년대비 8.1% 상승이지만 저는 이 수치가 나왔을 때 시장이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가 나온다면 연준의 강한 긴축의지를 재확인시켜줄 뿐입니다. 앞자리가 7로 바뀔 정도로 떨어져야 시장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 물가 변화

 

테슬라 신용등급 상향


 개별주식 하나만 살펴보자면 테슬라가 S&P 글로벌의 신용등급이 창립 이후 최초로 투자적격 등급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전까지 정크 등급의 BB- 였는데요. 한 번에 2계단을 동시에 뛰어올랐습니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무엇이 좋을까요? 일단 대외 브랜드 인지도가 개선되겠죠. 그만큼 더 믿고 투자할만한 회사라는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이 됩니다. 덕분에 장기적으로 더 많은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돈을 차입할 때 더 많은 자금을 더 낮은 이자로 빌릴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차입금 규모를 증가시키는 반면 차입비용은 낮추어 기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또한 신용등급이 높다는 것 자체가 회사의 자금상황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증거 그 자체입니다. 실제로 테슬라의 밸런스 시트는 매우 훌륭합니다. 지난 분기 실적 기준으로 자본이 부채보다 20% 정도 더 많습니다. 테슬라는 거의 항상 부채가 더 많았던 기업인데, 이제 드디어 자본이 부채를 추월했습니다. 그만큼 재무 안정성이 탄탄한 기업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무디즈와 S&P가 기업 신용평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조만간 무디즈에서도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테슬라는 이제 본격적으로 고신용 기업의 반열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기업가치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리스크가 낮아진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매우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이셔도 될 거 같습니다.

 어제 이 소식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주가가 별로 좋지 않았던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로는 당연히 나쁜 시장 분위기에 휩쓸린 점이겠고, 둘째로는 이미 시장에서 신용등급의 상승을 예상하고 그 부분을 가격에 반영했을 거라는 점. 셋째로는 곧 있을 일론 머스크의 주식 매도가 당장은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 그리고 네번째로 신용등급의 상승은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지, 단기적인 가격상승 요인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나 테슬라는 현재 눈 앞에 닥친 3분기 실적발표의 공포와 그 이후 바로 이어질 일론 머스크의 주식매도가 훨씬 더 큰 이슈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당장 눈앞의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죠. 

 

때가 되면 이루어질 방향으로 간다


 자, 이번 주는 주초반 좋았던 분위기가 주 후반에 다시 원위치 한 한주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는 당분간의 시장향방을 결정할 CPI가 발표됩니다. 다음주 목요일 이후 시장이 오르게 될지 내리게 될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동전 던지기 해서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지를 맞추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그 어떤 좋은 시장의 단기적 움직임도 그 어떤 좋은 자산의 단기적 움직임도 당장 오르고 내릴 확률은 50%에 불과합니다. 그냥 일어날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세요. 구름 모양이 1분 뒤에 어떻게 바뀔지 알아서 어디에 쓰겠습니까? 그리고 구름 모양 바뀌는 것을 보면서 웃었다 울었다 할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흘러가는 방향을 보시면 됩니다. 방향이란 작은 한 부분이 아닌 커다란 전체의 움직임입니다. 그리고 전체의 움직임이란 몇 달이나 몇 년 정도의 경기 사이클에 구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이클이라는 좁은 프레임 안에 갇혀 바라보지 마시고, 그 프레임 너머의 세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저에게는 늘 완전한 답이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보이지 않으십니까? 
 그나저나 날씨가 급작스레 쌀쌀해졌습니다. 감기 걸리지 않게 유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반팔로 다니기에도 무리 없었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여름이 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한창 기세가 등등할 땐 영원할 거 같다가도 사라질 땐 한 순간에 수그러드는 게 결말이 정해져 있는 존재의 한계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을도 가고 겨울이 오고, 그 겨울도 또 가겠지요. 시절은 때에 맡겨두면 될 거 같습니다. 적절한 때가 오면 알아서 이루어질 모습대로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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