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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려간 소비자물가

 

 네, 오늘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환호한 하루였습니다. 3대 지수 모두 강하게 올랐고 특히 나스닥은 3%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유는 이미 앞에서 말씀드렸죠?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한국시간으로 어제밤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 물가가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꺾여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주고 있습니다. 7월 미국 CPI는 전년대비 +8.5%로 지난달에 +9.1% 비해서 무려 0.6%나 줄었고 시장 예측치였던 +8.7% 보다도 낮았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Core CPI, 근원물가도 1년동안 +5.9%로 지난달과 동일했고, 시장 예측치였던 +6.1% 보다 적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물가가 꺾인 모습이 확인되었고 무엇보다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이 좋은 반응을 보인 것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덮어두고 좋아할 수만은 없는 불안요소는 남아 있습니다. 우선 7월에 물가가 하락하게된 가장 큰 원인이 에너지 가격의 큰 하락에 있다는 점입니다. 유가의 하락은 경제 둔화와 코로나 증가로 인한 수요 감소 예상과 원유 생산국들의 증량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연료사용량이 늘어나는데 러시아가 충분한 천연가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급등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이 경우 인플레이션도 얼마든지 재상승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전역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임대료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불안점입니다. 임대료는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급격하게 상승하는 임대료는 전체 인플레이션에 지속적인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임금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난주 발표된 고용지표는 여전히 미국의 고용시장이 초활황임을 증명했습니다. 물론 고용시장은 전체 경제에 대한 후행성 지표이긴 하지만, 어쨌든 3.5%의 역사적 수준까지 떨어진 실업률과 그로 인해 강하게 발생한 임금 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물가가 꺾이는데 지속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모든 걸 감안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년대비 5.9% 상승으로 지난달과 같고, 전월대비로 보면 0.3% 증가했습니다. 추세를 보더라도 3월에 정점을 찍고 꺾이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점을 감안했을 때 아직 섣불리 인플레이션이 잠잠해졌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얼마든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고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제한할 것이라는 예측은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시선은 다시 금리로


 실제로 어제 물가 발표 이후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 은총 재는 7월 CPI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강하다라며, 기준금리를 올해 3.5%까지 내년에는 4%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매파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현재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속도는 조금 누그러들었습니다. 원래 9월에 0.75%의 금리인상을 예상하던 의견이 7:3 정도로 많았는데 현재는 0.5% 금리인상의 의견이 더 많아졌습니다. 

 다만 이번 금리인상기 최고 금리는 여전히 3.5~3.75%로 보고 있고요. 내년 5월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결국 시장이 이미 3% 후반까지의 금리인상은 모두 시야에 넣고 이제는 금리인하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금리에 대한 기대가 점점 낮아져 감에 따라 장기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8%를 전후로 왔다 갔다 하며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요. 단기 국채 수익률도 9월 금리인상폭 축소의 예상에 따라 하락했지만 여전히 장기국채 수익률보다는 높아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상태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달러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1% 이상 급락했습니다. 금리인상 전망이 약해지며 달러의 다른 통화 대비 가치가 하락한 것이죠. 그리고 달러의 가치 하락은 모든 달러표시 자산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달러는 가만 놔둬도 영원히 하락합니다. 수천번 말씀드렸죠? 영원히 하락하다 이번 금리인상기에 잠깐 반등한 것입니다. 자산을 팔아 현금을 사는 건 이 영원히 하락하는 달러가 잠깐 반등하는 것에 베팅하는 도박행위입니다. 이런 과정을 넓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미시적인 2~3년으로 보기 때문에 투자가 힘든 것입니다. 높은 곳에서 모든 걸 관조하는 마음으로 보면 시장의 폭풍 같은 움직임도 한낮 솟았다 사라지는 구름처럼 무의미한 아귀다툼에 불과합니다. 이럴 때 금은? 네 거의 보합이었습니다. 그래도 달러보다는 상대적으로 최근 추세가 좋은데요. 달러가 떨어졌으니 금은 오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더 오르기 때문에 금도 피해를 받는 자산 군중 하나가 됩니다. 이 점을 유의하셨으면 좋겠고요.

 유가도 거의 보합세였는데요. 유가는 최근 지속적인 재고 상승과 수요 감소 우려로 가격이 많이 하락해 있긴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휘발유 재고는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고, 결정적으로 겨울이 되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러시아가 일부러 겨울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있으니까요. 결국 인플레이션의 향후 중요한 열쇠를 가진 유가의 흐름이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금과는 반대로 당연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소비자 물가 발표 직후에 상승폭이 컸고요. 비트코인 보다도 이더리움의 상승폭이 무섭습니다. 이더리움은 9월의 머지 업그레이드 등 이더리움 2.0으로의 전환과 관련된 개별적 호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호재에 대한 시장 기대는 미리 선반영 되었다가 막상 반영 이후 뉴스에 팔아라가 나오는 패턴이 많기 때문에 추세에 올라타려는 투자자라면 주의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 주식 다시 상승세로


 주요 빅 테크 기업들은 모두 올랐습니다. 애플 마소 구글 아마존 모두 2~3%대의 강력한 상승을 했고, 특히 어제 일론 머스크가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알려져 모두의 걱정을 샀던 테슬라는 4% 가까이 상승하는 강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번에는 주식을 더 이상 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트위터와 관련된 오래된 불안감도 정리가 되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머스크의 주식 매도를 악재로 받아들였다기 보단 '악재의 해소'로 받아들였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주식분할 이슈가 8월 24일까지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는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요. 어찌 되었든 중요한 건 이런 단기적 이벤트와 이슈로 인해 거래를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죠? 이런 걸 노리고 베팅을 하는 습관은 결국 도박적인 투자 습관으로 자리잡기 때문에 재미로라도 하지 않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작게 시작합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는 거죠.
 그리고 디즈니가 예상을 깨고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애프터마켓에서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본장에서의 상승까지 감안하면 하루 만에 10% 넘게 상승 중입니다. 디즈니는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고요.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디즈니+의 가입자 증가가 예상되던 1000만 명을 압도적으로 뛰어넘은 1440만 명으로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환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즈니의 원래 주 비즈니스라 할 수 있는 디즈니 월드의 매출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는데, 이 부문에 경우는 지속되는 경기둔화와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인해 다음 분기에는 회복세가 조금 꺾일 가능성은 염두에 두어야 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주력사업이 될 디즈니+ 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을 보인 것은 긍정적일 수밖에 없고요. 디즈니는 이런 가입자 증가 추세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여 가격을 인상할 예정입니다. 광고 없는 디즈니+의 가격을 현재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38% 인상한다고 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트리밍 사업부는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유는 현재 업계 최강인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인 출혈영업을 펼치고 있는 점과 ESPN+의 스포츠 중계료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점 때문입니다. 디즈니는 2024년까지는 스트리밍 사업을 흑자로 돌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몇 년이 지나도 수익성이 여전히 나쁘다면 현재 디즈니의 지나치게 높아 보이는 벨류에이션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디즈니의 이 높은 벨류에이션은 향후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강한 수익 성장을 기대하고 프리미엄이 형성된 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성을 주목해서 봐야 할 거 같습니다. 

 

7월 CPI 상세내역.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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