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첫날부터 혼조
미국주식시장은 첫날부터 또 혼란의 도가니였습니다. 나스닥이 장중 1.5%까지 오르며 기세 등등했다가 -0.5%까지 하락하는 대반전을 보여준 후 최종적으로는 약보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3대 지수도 강보합과 약보합이 혼재하는 혼조세로 끝이 났고요. 지난주 마지막날 예상보다 너무 강한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서로 상반되는 2가지 위험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고용이 여전히 강력하니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더 올릴 수 있다는 위험이고, 또 하나는 경기침체의 위험이 강력한 고용으로 인해 상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로 상반되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고, 시장이 오늘과 같은 큰 변동성 이후 결국 보합세로 마무리된 것도 양측 세력의 샅바 싸움이 팽팽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투자자들은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이렇게 되면 중요한 건 다음 발표되는 가장 큰 경제지표인 7월 소비자 물가입니다. 미국시간 8월 10일 수요일에 발표될 소비자 물가를 통해 연준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현재 인플레이션이 어느 단계에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연준은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이고, 경기침체 가능성은 얼마나 될지와 같이 모든 경제적 상황에 대한 예측 도구로 소비자 물가지수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6월에는 전년대비 9.1% 상승하면서 40년래 최고 수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이번 달에는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일단 시장의 예측은 8.7% 정도인데요. 사실 이 것도 결코 낮은 인플레이션이 아니죠. 하지만 어쨌든 지속적인 상승추세에서 벗어나 수치가 꺾였다는 것이 확인되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유가 때문 입니다. 한때 100달러를 훌쩍 넘기면 200달러 300달러까지 간다고 떠들썩했던 유가는 오히려 100달러 밑으로 내려와 현재는 90달러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유가가 이렇게 낮아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1)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인해 원유에 대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점 2) 최근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인해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점 3) OPEC과 미국에서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점 이런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유가가 하락했습니다. 특히 3번이 중요한데요. 세상 모든 발행자가 있는 자산은 가격이 오르면 물량이 함께 증가합니다. 이걸 공급 수요곡선이라고 하죠.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이 함께 증가합니다. 원유뿐만 아니라 금 역시도 가격이 오르면 채굴량이 함께 증가합니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 생산량이 함께 증가합니다. 시간차는 있을 수밖에 없지만 결국 그렇게 됩니다. 그래서 가격이 다시 하락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치게 되죠.
액션 & 피드백의 자연법칙이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신문에서 유가가 200 달러 300달러 간다고 떠들 때도 저는 이러한 이유로 유가가 그렇게 올라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의 매 영상에서 떠들어댔었죠.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 측 반응 역시 함께 증가한다는 너무나 단순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때 마구 떠들어대던 전문가들은 과연 이런 간단한 사실을 모르고 떠들었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개미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떠들었던 것인지, 한번 깊게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에 흘러나오는 뉴스의 95%는 이렇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어 유리한 거래를 잡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늘 대부분의 뉴스는 노이즈이고, 그런 노이즈에 현혹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고요. 시장은 늘 조울증 환자라고 했죠. 하루는 기분이 좋아 높은 가격을 불렀다가도 바로 다음날이면 우울해져 낮은 가격을 부릅니다. 그런데 이런 조울증 환자 같은 행동이 시장이 단순히 멍청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큰코다칩니다. 게 중에는 똑똑한 세력들이 일반 투자자들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 일부러 조울증을 연기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유가 얘기로 돌아와서, 이런 이유들로 유가가 현재는 꽤 하락해 있긴 한데요. 겨울이 다가오면서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겨울은 아무래도 난방의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러시아가 유럽에 대해 가스를 수출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길어지면,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지게 되고, 다시 생산자들이 그에 맞춰 공급을 확대할 때 까지는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죠. 참고로 수요대비 공급 측 반응이 완전히 제로인 자산이 이 세상에 거의 유일하게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은 생산량이 무조건 적으로 정해져 있고, 생산자가 늘어나면 생산자끼리의 경쟁만 심해지지 최종 채굴되는 수확량은 동일합니다. 수요에 대한 공급의 반응이 0이라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엄청난 가격적 이점을 줄 수 있는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7월 소비자 물가는 과연?
어쨌든 7월 소비자 물가는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라는 호재로 인해 조금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에서 실제로 휘발유 가격이 5주 연속 하락했다고 하고요. 하지만 전체 인플레이션 못지않게 중요해지고 있는 게 하나 있죠? 바로 변동성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 Core CPI라 불리는 근원 물가입니다. 이 근원 물가 역시 낮아졌어야 시장은 물가가 꺾인 것으로 판단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체 인플레이션은 하락했어도 근원 물가가 올랐다면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요.
과연 7월 물가는 사람들의 기대에 맞게 나오게 될지, 또 그에 대한 시장 반응은 어떨지도 기대가 되는 장면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최근 이런 중요한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단기적인 변동성이 엄청났고 특히 발표 당일과 다음날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발표 당일에는 올랐다가 다음날 그 이상으로 떨어진 경우도 많죠. 따라서 발표 당일의 움직임만 보고 시장이 이렇게 판단을 내렸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고, 며칠 정도는 움직임을 살펴봐야, 해당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최종 판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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