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FOMC 이후 하루가 지난 미국 주식시장은 오늘도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고, 나스닥은 1% 넘게 하락하며 특히나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 주식 시황
오늘 나스닥이 특히 약했던 이유는 10년 물 채권 수익률의 급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10년 물 채권 수익률은 FOMC 이후 3.5% 초반에서 3.7% 초반으로 단 하루 만에 무려 20bp나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채권수익률의 급등은 성장주들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워낙 많이 설명했던 개념이긴 한데 오랜만에 복습 차원에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버전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주식의 적절한 현재가치는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가격입니다. 이걸 적정 가격 또는 목표주가 등으로 얘기를 하지만 그냥 현재가치라고 부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현재가치는 미래가치를 적절한 할인율로 현재가치로 환산해야 하는데요. 이 공식이 상당히 복잡한데 최소화해서 정리하면 무위험 이자율 + 요구수익률입니다. 이때 무위험 이자율이 바로 명목금리인데 미국에서 명목금리는 거의 대부분 10년 물 채권수익률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명목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보죠. 3년 후 미래가치가 100달러인 주식이 있고 이걸 현재 가치로 환산해 보겠습니다. 명목금리가 2%이고 요구수익률이 8%라 했을 때 할인율은 10%가 됩니다. 그럼 이 주식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75달러가 됩니다. 근데 명목금리, 그러니까 10년 물 채권수익률이 올라서 4%가 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할인율은 12%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할인율이 12%로 올랐기 때문에 현재 가격은 71달러가 됩니다. 이처럼 명목금리인 10년 물 채권수익률의 상승은 전반적으로 미래의 훨씬 높아질 현금흐름을 기대하는 고성장주, 일명 고 PER주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오늘 고성장주들이 크게 하락하며 나스닥이 크게 약세를 보인 이유가 되겠습니다.
테슬라 급락?
미국기업중 5번째로 큰 기업인 테슬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물론 테슬라는 바이든 친EV정책의 약발이 끝나가면서 오늘 미국 전기차 기업 전체가 하락한 영향도 받았겠지만 어쨌든 빅 테크 기업 중 최대의 고성장주이기 때문에 할인율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오늘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홀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주식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제아무리 대단한 주식이라 해도 단기적으로는 시장과 함께 움직입니다. 그런데 테슬라의 주가는 그동안 홀로 유독 강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여름 랠리 당시 최고 31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 전까지 겨우 5%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하락한 걸 감안해도 8.5%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다른 빅 테크 주식들의 주가는 어떻게 됐는지 볼까요?
세계 1위기업인 애플의 경우에도 13% 하락했고, 마이크로 소프트는 18% 하락, 구글도 18% 하락, 아마존도 20%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자기보다 몸집이 더 큰 기업들도 거의 20% 가까이 주가가 떨어지는 동안 친EV정책의 효과와 견고한 펀더멘탈로 주가가 방어되고 있었던 건데요. 하지만 시장 상황이 계속해서 안 좋으면 홀로 영원히 방어를 할 순 없습니다. 시장에는 트레이더들이 존재하고 이들에 의해 높아진 애를 팔고 낮아진 애를 사는 순환매가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주식의 주가 변동과 갭이 벌어지면 결국은 그 반대편으로 한 번은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순리에 가깝습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여도 되고요. 오늘은 거기에 10년 물 채권수익률의 급등이라는 아주 적절한 핑곗거리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주가가 조정을 받기에 최적의 타이밍이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향후 시장예상
네 어쨌든 당분간은 시장이 딱히 강세를 보일만한 요인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도 다음 CPI 발표 때까지 각종 경제지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6월의 저점 근처까지 물러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요. 결국 시장의 다음 행보를 결정짓은 가장 크리티컬 한 이벤트는 9월 CPI 발표가 될 거 같습니다. 다음 CPI발표일은 10월 13인데, 이때 물가가 얼마나 내려왔는지가 시장을 움직일 결정적 한방이 될 거 같습니다. 아마도 지난 8월에 낮은 물가 하락률을 감안하면 이번에 최소한 7%대로는 내려와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 같고, 무엇보다도 유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근원 CPI 내려오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거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연준의 금리정책에만 관심을 두시는데 금리라는 건 결국 물가를 잡기 위한 후행성 대책에 불과합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금리는 자동으로 덜 올라갑니다. 따라서 연준의 정책이 결국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은 당분간 물가지수를 따라잡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장기투자자가 굳이 시장의 이런 단기적 관심사를 함께 따라갈 필요는 없겠죠? 오늘은 잡설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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