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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리형입니다. 

제가 이번에 태어나 처음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감정들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험들이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꿈을 가진분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현재 가지고 있는 꿈이 무엇이든, 그 꿈을 세상을 향해 '명령'하고 기다리면 반드시 도착합니다. 

돈의 규칙 - 돈은 당신의 명령을 기다린다

내가 처음 온라인상에 '의미 있는'콘텐츠를 만들어 올렸던 시점을 2019년으로 기억한다. 당시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일상 에세이들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한 달 정도 지속하니 매일 방문자가 100명 정도가 들어왔었다. 당시의 나로서는 일기장과도 별 다를 바 없는 블로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준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그때부터였을까?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그들의 반응을 살피는 과정에 흥미를 느낀 나는 블로그보다 조금 더 질 높은 콘텐츠를 발행하는 카카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도전하게 된다. 카카오 브런치는 아무나 글을 쓸 수 없고, 일정 개수의 글을 미리 쓴 후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아 포스팅을 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이다.

 

누군가에게 심사를 받고 그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내 글의 퀄리티를 남으로부터 인정받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이 의외로 만만치 않아서, 책을 몇 권씩 낸 출간 작가도 심사에서 떨어지기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브런치 고시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였는데, 나는 그 과정을 운 좋게도 단 2번의 도전만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렇게 내가 만들어 낸 컨텐츠(글)의 품질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자,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너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더 색다른 도전을 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유튜브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당시 유튜브는 국내에서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어나는 과정에 있었고, 동시에 유튜버라 불리는 콘텐츠 창작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다.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여기저기서 유튜버들이 속출하고 있었지만, 나는 나만의 맛과 색깔을 가진 컨텐츠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 문제는 내가 영상 편집을 전혀 할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꾸준히 브런치에서 글을 쓰며 주말마다 영상 편집을 배우러 다녔다. 동시에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루 2~3시간씩 투자하여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3~4달 준비를 하고 나자, 이제 슬슬 유튜브를 시작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대망의 2019년 8월 1일 태어나 처음으로 만든 영상을 업로드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카메라 앞에서 완전히 주눅 들어 로봇처럼 딱딱한 표정에 어눌한 말투, 발음이 줄줄 새는 불안한 딕션에 쓸데없이 크기만 한 백그라운드 음악. 

 

차마 컨텐츠라는 말을 입에 담기도 힘든 허접한 퀄리티의 영상과 그에 걸맞은 조촐한 조회수. 그것은 장차 대유튜버를 꿈꾸며 자신만만해하던 한 남자의 이상과는 180도 상반되는 볼품없는 3류 콘텐츠였다. 한 가지 유일하게 다행이었던 점은 이 멍청한 남자는 좀처럼 포기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나는 그 이후에도 매주 2~3개씩 꾸준히 영상을 만들었다. 다행히 영상의 퀄리티는 조금씩 나아졌다. 카메라를 마주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표정은 자연스러워졌고, 목소리와 발음은 명확해졌다. 나름 영상적인 기교도 부려가며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 냈더니 유튜브를 시작한 사람의 99%가 포기한다던 구독자 1,000명의 벽도 넘게 되었다. (구독자 1,000명은 광고수익이 발생하느냐 아니냐의 분기점이다)

 

비록 느린속도였지만 조금씩 경험과 커리어를 쌓아나가던 2020년 3월. 내 인생의 진로를 완전히 바꿔버린 대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코로나로 인한 자산시장의 엄청난 급변동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봉쇄로 급락했던 주가가 각국 중앙은행의 엄청난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지며, 가히 폭발적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한 기세로 상승하게 된다. 이 일로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와 같은 자산시장의 가격이 급등하게 되었고, 그전까지는 투자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투자정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데, 유튜브에도 수많은 투자채널이 생기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때 나는 이미 투자를 10년 이상 해온 경험이 있었고, 유튜브 역시 1년 정도 운영하며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던 때였다. 따라서 사람들이 현재 가장 원하는 정보가 투자에 대한 정보라고 생각하고 경제채널을 개설하게 된다. 처음에는 별다른 큰 목표는 없었다. 그저 사람들이 필요로 하니까, 수요가 있으니까, 내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나눠주는 채널을 만들면 잘 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하였다. 

채널 제목을 정하려고 하니 막상 떠오르는 게 없었다. 다만 평소에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기에,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멘탈이 전부다'라는 채널명을 즉석에서 만들어 내었다. 이후 채널로고와 채널대문을 대충 10분 정도 들여 만들었다.(정말 대충 만들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멘탈이 전부다'는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구독자가 순식간에 증가하게 된다.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구독자가 1만 명을 돌파하며, 원래 채널이었던 '처리형'의 구독자수를 역전한다. 이후로도 급격한 성장을 계속하며 개설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한다. 

출판 계약을 하게 된 것은 사실 이렇게 채널이 커진 이후가 아니다. 첫 출판계약은 이제 막 구독자 1만명을 넘었을 때였다. 당시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론 머스크에 대한 인기가 엄청나던 때였다. 출판사로부터 일론 머스크에 대한 책을 한 권 쓰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나 역시 일론 머스크를 좋아했기 때문에 흔쾌히 응했다. 사실 이 때는 무슨 내용으로 책을 쓰던 상관없다는 마음이었다. 왜냐하면 내 이름으로 책을 한 권 내보는 것이 버킷 리스트였기 때문이다. 

한평생 사는 동안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가져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책을 내 본 사람보다 내 보지 못한 사람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따라서 한권의 책을 남길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인생의 하나의 업적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때 출판사로부터 직접 책을 내자는 제안이 왔으니 어찌 기쁘지 않았을까.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책을 한권도 써보지 않은 미천한 실력과 경력으로 내 애기도 아닌 잘 알지도 못하는 타인의 얘기를 어떻게 쓸 수 있었겠나. 시험 삼아 몇 장 써본 글은 출판사 측에서도 탐탁지 않아 했고, 내 마음에도 들지 않았다. 당연히 시간이 갈수록 글을 쓰고자 하는 열망은 줄어갔고, 결국 서로의 협의하에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 

그렇게 출간의 꿈이 물거품이 되었을 때 예상치도 못하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경제서적으로 나름 탄탄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한 출판사로부터 책을 쓰자는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남의 얘기도 아닌 내 얘기를 쓰자는 제안이었다. 나는 이미 내 얘기가 아니면 쓰기 어렵겠다는 경험을 했던 직후였기 때문에 이 제안에 흔쾌히 응하게 된다. 이로써 또 한 번 출간의 꿈이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새로 얻은 기회조차 역시 난관의 연속이었다. 책을 써 본 경험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지, 쓰는 글 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쓰고 다시 쓰고 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고, 글을 쓰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이런 시간들이 계속되다 보니 글을 쓰기가 싫어졌고, 또다시 열정을 잃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출판사와 약속한 것이 있고 하다보니 어찌어찌 책 한 권 낼 정도의 분량을 쓰고 나서 출판사에 보냈는데, 보내자마자 큰 후회가 밀려 들어왔다. 출간이 평생의 꿈 중 하나였고, 겨우 내 얘기로 책을 펴내게 되는 황금같은 기회를 얻었는데, 정말 이 정도의 결과물로 만족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대답은 아니오였다. 이렇게 자기자신 조차 만족시킬 수 없는 글로 책을 내게 된다면 평생 후회 하게 될 거 같았다. 

당장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책 내는 걸 조금 연기하자고 했다. 그리고 다시 쓰고 싶다고 했다. 마지못해 억지로 쓴 글이 아니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얘기, 사람들에게 진짜 들려주고 싶은 얘기, 신나서 떠들 수 있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간절한 설득끝에 겨우 승낙을 얻어 다시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기존에 써 놓은 글을 통째로 지워 버리고 완전 백지에서 부터 새로 쓰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 쓰고 싶었던 얘기를...

이후로도 많은 부침이 있었다.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는 달리 글이 잘 써지지 않았고, 중간중간 몇번이고 다시 고쳐 쓰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렇게 내 글에 대해 숙고하고 다시 쓰고 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보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만들어 준 과정들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그리고 2022년이 저물어가는, 쌀쌀해진 어느 가을밤, 드디어 길고도 길었던 집필의 시간을 마무리 하게 된다. 

처음 책을 쓰기 시작할 때 내가 쓴 책이 물질적인 형태가 되어 현실로 나오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분명 짜릿한 감정일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실제로 책을 내는 순간이 왔지만, 막상 담담한 기분이 든다. 아마 그동안 겪었던 수많았던 고민의 시간들 덕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쓰고 고쳐 쓰고, 또 고쳐 쓰는 동안 나는 이미 상상속에서 책을 내는 모든 순간을 경험했다. 따라서 막상 책이 나오는 이 순간에는 이미 다 겪어본 일을 다시 겪는 듯한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물론 이 것으로 나의 도전이 끝은 아닐 것이다. 전력을 다해 쓰고 세상을 향해 내놓은 이 책을 열심히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그리고 또 다음책을 쓰고 다시 다음책을 써야 할 일들도 남아 있다. 멀리 바라보면 그 많은 과제들을 언제 다 해내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당장 눈 앞에 주어진 일들에 집중해서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결국 다 이루어지리란 것을 알고 있다. 

한 글자 한 글자씩 써 나아가다 보면 결국 한 권의 책이 마무리 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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